(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앞으로 출구전략 방향에 따라 신용도 재검토 방향을 다르게 잡겠다고 발표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들은 기본적으로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사업 출구전략 추진은 사업경쟁력 약화라는 측면에서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봤다.

한국씨티은행의 지난해 말 총여신은 기업여신 42%, 가계여신 58% 등이다. 신용카드채권은 총 7% 정도다. 개인금융과 카드사업 비중이 높아 소비자금융사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외형과 영업기반이 큰 폭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금융부문 철수에 따라 기업금융부문의 영업기반도 위축될 수 있다. 부동산임대업 여신이 자산관리 등 소비자금융사업과 연계돼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파생상품·외환거래 등 비이자 부문에서의 경쟁력은 수익성 보완요인이지만, 비이자 부분 이익 비중이 커지면서 이익 변동성 또한 커질 전망"이라며 "구조조정과정에서 인력감축 등에 따른 판관비 부담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신평은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사업 출구전략 추진 뒤 기업금융 부문을 한국씨티은행 존속법인으로 남길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이라며 "기존 한국씨티은행 신용등급 AAA/안정적 유지가 가능한지 재검토가 수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평도 "영업기반 약화가 지속돼 그룹 내 전략적 중요도가 낮아지는 경우 씨티그룹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하락한다고 볼 수 있어 자체 신용도에 부정적"이라며 "유사시 정부 지원 가능성은 높지만, 은행업 특성상 외형축소가 이어지면 정부의 지원 가능성 판단을 변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씨티은행이 지점으로 전환된다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한국씨티은행이 지점으로 전환돼 기업금융을 강화하고 한국 시장이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갖는 전략적 중요도가 높아진다면, 그룹과의 사업통합 정도가 상승한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씨티그룹은 지난 2016년 일본 법인의 소매금융 부문 매각 이후 전략적으로 트레이딩과 자금중개 부문 경쟁력을 강화했고, 최종적으로는 지점으로 전환했다. 당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일본 법인의 외형 축소에도 모회사와 통합도가 강화됐다는 점을 반영해 일본 법인의 신용등급을 모회사와 동일하게 부여했다.

기업금융 강화전략에 대해서는 기업고객기반이 다각화되고 다양한 구조의 기관영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생상품·외환 거래도 현 수준에서 나아가 글로벌 트레이딩·자금중개 부문에서 중요도가 큰 폭으로 높아져야 한다고 얘기했다.

한신평은 "소매금융 출구전략 실행 세부계획과 향후 영업계획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상반된다"며 "소매금융 출구전략 실행 절차와 영업계획이 구체화하면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도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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