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올해 경기회복 기대와 상대적인 고금리 매력으로 회사채시장이 호조를 이어가면서 대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은행 대출보다 회사채를 통해 조달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은행권 대기업대출이 감소하면서 원화대출금 증가세도 주춤해졌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87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줄었다.

원화대출금 증가세도 다소 주춤해졌다. 올해 3월 말 원화대출금은 1079조7천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3% 늘었으나, 지난해 원화대출금이 1년 사이 10% 증가한 것보다는 후퇴했다.

중소기업의 은행대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과는 대비된다. 올해 3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은 423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증가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이 411조9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3% 늘어난 것보다 증가세가 오히려 짙어졌다. 가계 대출은 9.1%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대기업대출 증가세가 후퇴한 이유로는 회사채 시장 활황이 꼽힌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어붙었던 회사채시장이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살아나면서 이들의 직접 조달이 용이해졌다.

연합인포맥스 그룹사별 발행추이(화면번호 8475)에 따르면 36대 그룹사가 올해 1분기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17조5천115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 발행 규모인 15조156억원보다 16.6% 증가했다.

반면 중소기업들에게 직접 조달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한때 회사채시장이 경색되면서 우량등급 회사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AA등급이 정상화된 와중에도 A등급 이하는 그 속도가 느렸다. BBB등급 이하 중견·중소기업 등은 직접금융시장 창구가 막혔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비우량물 공모발행이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이 직접 시장을 통해 자금조달을 실시할 가능성이 커졌다. A등급 이하인 채권이 활발하게 발행되면서 비우량물 비중이 지난 3월 기준으로 50.8%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향후에도 금리 인상 직전 기업들의 선제 발행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회사채 발행은 역대 수요예측 중 가장 큰 규모(약 5조원)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점진적인 금리상승에 대비하기 위한 선발행 수요가 함께 하면서 4~5월 발행은 역대급 규모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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