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서울 채권시장의 짙어진 관망세 속에서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연일 매도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가 돌연 선물을 대량으로 사들일 조짐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최근 외국인이 국채선물 시장에서 방향을 잘못 판단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났던 만큼 개인 투자자의 매수 진입 이유와 향후 결과 등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600)에 따르면 개인은 전 거래일(4월 30일) 10년 국채선물을 1천358계약 순매수했다. 같은 날 3년 선물도 837계약 샀다.

개인이 10년 선물을 1천 계약 넘게 매수한 것은 지난 3월 15일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개인은 10년 선물을 2거래일에 걸쳐 8천 계약가량 사들였고 한 달 뒤 하루에만 4천 계약 넘게 처분하는 등 이익 실현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 거래일 개인 선물 매수세는 외국인이 반대 방향의 포지션을 잡고 있었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았다.

외국인은 전 거래일까지 사흘 연속으로 10년 선물을 순매도했다. 총 매도한 규모는 1만 계약을 소폭 웃돈다.

최근 들어 외국인이 예측한 방향은 실제 선물 가격 움직임과 어긋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외국인은 지난달 19일 10년 선물을 9천325계약 대량 매수한 뒤 다음 날 곧바로 처분했는데 이후 가격이 꾸준히 상승해 이익이 제한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12일에도 외국인은 10년 선물을 5천 계약 넘게 사들였지만 당시 선물 가격은 일주일가량 우하향을 지속했다.

비슷한 기간 개인은 대체로 외국인과 반대로 움직여 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16일부터 관망세를 보이던 개인은 한 달 만인 지난달 14일에 10년 선물을 4천 계약 넘게 매도했다. 이 당시 10년 가격은 연고점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이번 개인 매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약세장 속에서 관망세가 짙어진 때 나왔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10년 선물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9일부터 줄곧 내림세다. 같은 기간 국고 10년 지표물인 20-9호 금리 또한 우상향을 연출하고 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저가 매수 등 가격 메리트 외에 롱(매수) 재료가 없다고 판단했었다.

지난달 30일에 10년 선물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세 번째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고채 입찰 부담이 전 거래일 선반영됐을 때 저가 매수했을 것이란 판단도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하루 전보다 6.1bp 급등해 장을 마쳤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3조5천억 원 규모의 국고채 30년물 입찰을 실시한다.

차트상으론 10년 선물 가격이 장중 볼린저밴드 하단을 뚫고 내려 마감한 것이 매수 신호로 작용했다고도 추정된다.

전 거래일 10년 선물 종가는 125.45로 연저점인 125.10과 35틱 수준의 차이를 보였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외국인도 최근 장에서 헛발질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며 "선물 가격이 밴드 하단에 걸리기도 한 만큼 125.00선이 뚫리면 한 번 더 매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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