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외국인 주식 투매에 달러-원 환율이 1,160원대로 급등한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단기 고점을 1,185원까지 열어두며 원화 약세를 예상했다.

미국 고용과 물가 지표가 테이퍼링 우려를 자극하며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가운데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부진한 반도체 업황 전망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 투매에 나서면서 전방위 원화 약세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달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미국 잭슨홀 회의도 불안심리를 키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3일 당국 경계 심리와 네고물량 등에 상단이 막힐 수 있겠지만, 1차 심리적 저항선인 1,160원대 중반이 깨지면 1,180원대까지 저항선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4.80원 오른 1,161.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만에 1,160원대 진입이다.

지난 6일 1,140.40원까지 저점을 낮췄지만, 급격한 분위기 전환에 일주일 만에 20원 넘게 급등했다.

기술적으로는 달러-원 환율이 이미 주요 이동평균선과 기준선 등을 상회한 모습이다.

일부 보조지표들은 이미 과매수 기준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스토캐스틱은 이미 80% 위로 올라서며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고, 일간 기준 상대강도지수(RSI)는 과매수 구간(70)에 근접한 모습이다.





환시 참가자들은 1,160원대가 중요 레벨인 만큼 여기서 달러-원이 상승 압력을 얼마나 더 강하게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1,170~1,180원 정도에서 저항선이 형성된 적 있었다고 전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1,160원에서 더 뚫고 올라간다면 추가 숏커버 및 롱포지션이 나오며 1,180원대도 갈 수 있다"며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도 1,170~1,180원 정도가 저항선 역할을 했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도 "1,165원이 뚫리면 1,180원대를 봐야 한다"며 "작년에도 1,180원이 뚫리면서 1,080원까지 환율이 급락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급은 위쪽을 가리키고 있어 상승 여력은 더 많이 있다"면서도 "다만, 다른 통화나 주식에 비해 달러-원 움직임이 워낙 커서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 같은 원화 약세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후반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미국 잭슨홀 회의 등이 예정된 가운데 불안 심리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으로 한은의 8월 금리 인상이 불확실해진 만큼 금통위 결과에 따라 환율이 단기 급등을 연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C 증권사의 외환 딜러는 "1,164~1,170원까지는 좀 더 오를 여지가 있지만, 그 이상은 과매수로 보고 있다"며 "많이 가면 1,180원도 갈 수 있겠지만, 그 레벨에서는 달러 매도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은의 금리 인상은 올해 한 번 정도 예상하지만, 8월이 될지 10월이 될지는 모르겠다"며 "8월에 금리 인상이 없다면 이는 환율 상승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D 은행의 외환 딜러는 "기술적으로 1,155~1,180원 사이에는 저항선으로 작용할만한 레벨이 없다"며 "금통위와 잭슨홀 미팅 이슈도 있어 임박해서는 좀 더 달러 매수세가 강화되는 분위기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달 금리 인상에 대한 예상이 많았던 만큼 8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없다면 강하게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외국인 매도 종목이나 규모로 볼 때 쉽사리 돌아올 분위기가 아니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1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