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카카오뱅크가 상장으로 초기 투자자들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다음 주자인 케이뱅크로 시장의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특히 주요 연기금 중 유일하게 카카오뱅크에 직접 투자한 우정사업본부가 10배 넘는 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케이뱅크는 어떤 연기금이 투자하고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 1조2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하며 자본금이 2조1천515억원까지 확대됐다.

최대 주주는 BC카드로 이번 유상증자 후에도 34%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모회사인 KT로부터 케이뱅크 지분을 매입한 BC카드는 기존 주주 배정분(5천249억원)의 80%가량인 4천억원을 납입했다.

나머지 7천250억원은 제3자배정 방식으로 사모펀드(PEF)들에 할당됐다.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털이 각 2천억원(약 3천77만주)씩, MG새마을금고가 대표 투자자(LP)인 사모펀드가 1천500억원(약 2천308만주)을 납입했다. JS프라이빗에쿼티와 신한대체투자운용이 공동 업무집행사원(Co-GP)으로 결성한 사모펀드도 1천250억원(약 1천923만주) 규모의 신주를 확보했다.

지분율은 비씨카드를 제외하면 우리은행이 12.68%로 2대 주주다. 베인캐피털과 MBK파트너스가 각각 8.26%의 지분율로 3대 주주, 5대 주주는 카니예 유한회사(MC파트너스 토닉PE)로 지분율이 6.19%다. 6대 주주는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 유한회사(5.16%), 7대 주주는 NH투자증권(4.84%)이다. 그다음은 케이로스 유한회사로 지분율은 3.25%다. 이밖에 한화생명보험, GS리테일, KG이니시스, 다날 등이 1% 이상의 케이뱅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주명단을 보면 카카오뱅크 사례와 마찬가지로 주요 연기금은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일부 연기금은 케이로스 유한회사와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로스 유한회사는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만든 특수목적회사다. IMM은 지난 2018년 10월 블라인드 펀드 로즈골드3호를 통해 케이뱅크에 1천2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케이뱅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케이로스의 지분율은 9.99%였다. 보통주 777만주와 전환주식 222만주를 확보했다. 이후 지난해 진행된 유상증자 과정에서 지분율은 6.72%로 낮아졌고 전환주를 모두 보통주로 바꿔 주식 수는 1천만주가 됐다. 올해 유증을 한 차례 더 커지면서 케이로스의 지분율은 3%대까지 낮아졌다.

지분율은 낮아졌지만, 카카오뱅크의 성공으로 케이뱅크의 기업가치에 대한 전망도 밝아지면서 IMM과 로즈골드 펀드에 투자한 연기금도 기대하게 됐다.

현재 시장에선 케이뱅크가 이르면 2023년 하반기에 기업공개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예상 시가총액은 최소 8조원. 현재 지분율이 유지된다면 케이로스의 지분 가치는 2천600억원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사례처럼 주가가 '펌핑'된다면 더 큰 수익이 기대된다.

IMM의 로즈골드3호는 1조2천500억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우정본부가 3천억원을 출자했다.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도 각각 2천500억원과 1천500억원을 맡겼다. 로즈골드 3호에서 케이뱅크에 1천200억원이 투입된 것을 고려하면 이들 연기금의 투자액은 약 700억원인 셈이다.

앞서 올해 초 케이뱅크는 대규모 유증을 앞두고 직접 주요 연기금 및 공제회를 찾아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연기금은 여러 투자 구조를 놓고 논의했으나 투자자 보호장치가 미흡하다는 인식이 강해 직접 투자는 꺼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단순히 보통주 유상증자를 추진했는데 기관 투자자들은 하방 위험을 보호할 수 있는 조건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게다가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였던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 은행과의 경쟁에서 성과를 낼지 의구심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일부 연기금만 펀드를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케이뱅크에 투자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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