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시장심리는 불과 1~2년여 전만 하더라도 지금과 정반대였다. 당시 오랜 기간 주가, 부동산 등의 자산 가격 상승을 관망하던 투자자가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는 두려움에 기회를 놓칠세라 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매수 버튼을 누르던 포모 증후군(Fearing Of Missing Out; FOMO)이 시장을 지배했다. 현재는 자산 가격 하락 탓에 새로운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가격이 더 내려갈지도 모르는데 지금 비싸게 살지도 모른다는 풉(Fear Of OverPaying; FOOP)으로 투자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풉 증후군이 걸린 투자자들은 시장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는 피하려는 행동을 보이는데 현상 유지를 위한 시장 재료나 변수들만 찾는다. 심리가 이러니 가격에 부정적인 것만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포모나 풉이나 참가자들의 비이성적인 군집행동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금이동도 초래한다. 개인은 지난달 코스피에서 9천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장외채권시장에서는 3조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지금은 실시간으로 투자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이다 보니 행동도 재빠르다.

2019년부터 코스피 지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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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나 풉이나 기저에는 불안이 있고, 불안은 전염되는 특징이 있다. 우리의 뇌가 상대의 긴장하는 뇌 상태를 흉내 내 똑같이 긴장하기 때문이라는 가설도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코스피가 속절없이 무너졌던 시기를 되돌아보면 쉽게 안다. 2019년 말 2,200 수준에서 마쳤던 코스피 지수는 불과 3개월 만에 1,439로 폭락했다가 다음 해 6월에는 3,316까지 반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마찬가지다. 2019년 배럴당 60달러이던 가격은 한때 2020년 4월 마이너스(-) 40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 3월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130달러까지 치솟았다.

2019년부터 WTI 가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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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한 달 전 2,200대로 떨어졌던 코스피는 지금 2,500대 진입도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가격만 보면 장기적으로 지금 싸게 살 때라는 조심스러운 조언도 나온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가 안 끝난데다 이로 인해 미국과 전 세계가 빠질 경기 침체 위험도 살필 일이다. 이 침체가 얼마나 깊고, 길게 갈지 불확실하지만 앞으로 계속 투자할 의향이 있다면 과거를 복기해서 미래를 위한 오답 노트를 작성해볼 좋은 시기다. 포모로 상투를 잡았던 경험이 있다면 지금은 풉에 압도당하는 상태가 아닌지 점검해보자. 포모와 정반대로 풉의 시대에는 가치에 비해 가격이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투자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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