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진정호 기자 =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신임 이사장 내정자는 관가에서 손꼽히는 '증권 전문가'다.

넉 달 넘게 공석이던 자리에 김 내정자가 선임된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 개혁의 적임자로 시장을 잘 아는 경제관료의 전문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ISA·IFA 도입 주도…연금시장 식견 깊어

1일 정치권과 복지부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면접을 거쳐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내정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오는 2일 취임식을 열 예정이다. 임명장은 오는 5일로 예정돼 있다.

1966년생인 김 내정자는 진주 대아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증권 전문가' 타이틀의 시작은 그의 사무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행정고시 35회인 그는 사무관 생활의 절반 이상을 재정경제부 증권업무담당관실, 증권제도과 등에서 보냈다.

이후 금융위원회에서는 자산운용과장, 보험과장을 연이어 맡으며 자본시장 전반의 현안을 챙겼다.

금융정책과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 경제금융비서관실 선임 행정관을 지낸 그는 자본시장국장으로 금융위에 복귀했다.

자본시장국장이 된 그는 곧장 국민의 재신 증식을 위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선보였다. 출시 반년 만에 240만 명 이상이 가입한 ISA를 더욱 육성하고자 계좌이동제를 도입하는 등 시장에 마중물을 붓기도 했다.

당시 김 내정자는 국민재산의 효율적 운용 지원을 위한 금융상품 자문업 활성화 방안도 선보였다. 독립투자자문업(IFA)을 도입하고,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투자 자문과 운용업을 허용한 것도 그때의 일이다.

이후 금융서비스국장과 금융정책국장, 상임위원을 거쳐 사무처장을 지낸 그는 지난해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연금개혁 현안 산적…중장기 수익률 제고 적임자

김 내정자가 예금보험공사에 취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내정된 것을 두고 일각에선 깜짝 인사로 보기도 하지만 관가에선 그만큼 이번 정부가 연금 개혁을 시급한 과제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간 김 내정자는 이번 정부 들어 다양한 자리에 거론됐다. 경제 관료로서 금융 전문성은 물론 글로벌 역량을 갖추고 있어 어느 자리에서도 쓰임이 크다는 게 안팎의 평가였다.

한 경제 관료는 "증권과 자산운용, 보험 등을 두루 거쳐 자산의 장기 투자 관점에서 시장과 정책을 두루 살필 줄 아는 인사"라며 "국민의 노후를 책임질 연금의 중장기 수익률을 제고할 적임자로 판단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김 내정자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정부 및 여야와 협조해 연금 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윤석열 정부가 연금개혁을 핵심 국정과제로 천명했고 여야가 연금개혁특별위원회까지 출범하며 채비를 하는 만큼 김 내정자도 확실한 방향성과 추진력을 보여줘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다만 연금개혁을 둘러싼 여러 집단의 입장 차이가 분명하고 이해관계도 얽혀 있어 합의점을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는 연금개혁 로드맵은 일단 마련한 상태다. 최근 업무보고를 통해 국민연금과 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직역연금을 통합하고 내년 10월까지 관련 법안 등 종합운영계획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도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시행하는 '국민연금 재정추계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달 말 첫 회의를 열었다. 국민연금 재정계산은 국민연금 재정 상황을 점검하고 연금보험료 조정, 기금운용계획 등 국민연금 운영 전반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이다. 위원회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내년 3월까지 재정추계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며 추계 결과는 국민연금 개혁안 논의를 위한 기본자료로 활용된다.

재정추계 결과가 나오면 정부와 국민연금, 연금개혁특위가 본격적으로 제도 개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 1차 결과물이 내년 10월 나오는데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 모수개혁 방안 ▲국민연금·직역연금 통합 방안 ▲기금운용혁신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집중될 예정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선임돼 파악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김 내정자가 금융위에서도 추진력이 강한 인물이라는 평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연금개혁이 지상 과제인 상황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국민연금 신임 이사장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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