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금융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토스가 하는 도전마다 불신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간편송금 아이디어를 실현할 때 일면식 없는 은행 임원으로부터 "빨리 포기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페달을 멈추지 않았다. 토스팀이 지난 11년간 걸어온 그들의 이야기에 '유난한 도전'이라는 이름을 붙인 까닭이다.

15일 금융투자업권에 따르면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의 기업가치는 9조1천억원으로,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업가치 1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유일 핀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이 된 지 4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토스의 빠른 성장은 수많은 실패로부터 나왔다. 토스는 앞서 여덟 번의 실패를 거친 이승건 대표의 아홉 번째 작품이었다.

간편송금 서비스는 금융업 포지티브 규제에 발목 잡히며 출시 두 달 만에 셧다운 됐다. 재개한 뒤에도 모든 시중은행과 제휴를 맺기까지 3년이 걸렸다.

토스가 '토스증권' 설립을 도전하게 된 계기도 실패다. 토스는 지난 2018년 투자중개업 라이선스를 가진 '펀드온라인코리아'를 인수하려고 했다. 하지만 인수의향서에 토스가 써낸 값의 두 배인 400억원을 적은 한국증권금융이 새 주인으로 낙점되자, 증권사를 아예 처음부터 설립해보기로 한 것이다.

동시에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 설립에도 도전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발효된 것을 기회로 포착했다.

증권업과 은행업 라이선스를 얻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내부에서도 반대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증권사 신규 인가가 난 게 10년 전인데다 이미 레드오션 시장이기 때문이다. 자본안정성을 이유로 은행업 심사에서 미끄러지기도 했다.

토스는 투자자를 설득해 부채로 인식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자본으로 인정되는 '전환우선주'로 바꿨다. 그 결과 토스증권과 토스뱅크는 본인가를 받아 지난해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결제사업 진출을 위해 대기업 LG유플러스 PG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때도 '안 될 거야'라는 눈초리를 뚫고 성공했다. 토스가 지난 2020년 8월 '토스페이먼츠'을 출범하며 영토를 넓힐 수 있었던 계기다.

"우리는 엔드게임에 들어섰습니다. 모든 수를 뒀고, 시간은 우리 편이 돼줄 겁니다"
이승건 대표는 올해 1월 토스 구성원이 모두 참석한 얼라인먼트 데이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가 전도유망한 치과의사의 삶을 버리고 창업에 뛰어든 지 만 10년째다.

토스가 펼쳐놓은 토스증권, 토스뱅크 등의 체스들은 흑자전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토스가 둔 수들은 이제 성장 속도로 인정받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토스증권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빠른 성장을 보인다"며 "해외 주식 서비스를 출범한 이후 고성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토스뱅크는 8월 말 여신이 6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말보다 2조1천억원 늘어난 수준이며, 성장률은 49%에 달한다"며 "차별화된 성장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수많은 과제도 떠안고 있다.

토스증권은 빠른 흑자전환을 위해선 신용공여 확대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토스뱅크도 자산 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유상증자가 수반돼야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승건 대표는 되뇐다. "앞으로도 어려움이 많겠지만 멈추지 않을 거야. 끝끝내 승리하게 될 거야." (투자금융부 송하린 기자)

토스 로고
[토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rs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0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