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내년 만기 되는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황권(콜옵션) 행사하나요"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발행사로 연락을 걸어오고 있다. 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번복 사태 이후 한국물(KP물) 콜옵션 미행사 우려가 커졌다.

그전에도 해외 투자자들의 문의가 종종 왔다.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내외 채권 조달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한화생명은 하반기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신종자본증권 등 콜옵션 조건이 붙는 한국물 발행을 위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할 때도 "채권 찍고 콜 행사 안 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이 들어오기도 했다.

흥국생명 콜옵션 번복 사태 이후로 해외 투자자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흥국생명은 달러화 콜옵션 행사일 한 달 전 싱가포르거래소에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1일 콜옵션 행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후 금융시장 여파가 생각보다 커지자 콜옵션을 행사했다.

한 발행사 담당자는 "요즘같이 시장이 어려울 때 '흥국생명조차도 콜 행사를 하더라'라는 시그널을 줬다면 시장이 안정화됐을 텐데, 흥국생명이 투자자들 우려대로 콜옵션을 미행사하고 이어 DB생명까지 콜옵션 행사를 연기하면서 신뢰를 잃었다"며 "발행은 되겠지만 1금융권 신종자본증권조차 가격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계속되면서, 금융당국 차원에서 각 발행사에 시장과의 소통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주 금감원은 내년까지 조기 상환일이 도래하는 자본성 증권이 있는 보험사의 경우 콜미팅과 IR을 통해 투자자와 상환 의사 여부를 사전 협의하라고 안내했다.

이에 발행사들이 잇따라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조기 상환에 대한 의지를 공식화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내년 4월 10억달러 규모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했고, 푸본현대생명도 신종자본증권 1천억원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일각에선 흥국생명이 종국에는 금융당국과 협의해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오히려 한국물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흥국생명 사태는 자본 비율 등의 제반 상황이 콜옵션 행사를 못 하는 수준이더라도 금융당국이 차환 리스크나 평판 리스크를 인식해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도록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며 "흥국생명이 결국 안 했다면 시장은 진짜 혼란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금융부 송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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