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실적 상승세와 자본 확충 등에 힘입어 호조를 이어갔던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크레디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내년 사업 환경이 악화하고 실적 또한 올해 대비 저하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는 일제히 증권업의 내년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미 증권업 호황기에 대부분의 증권사가 AA급에 진입한 가운데 차츰 하우스별 옥석 가리기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전일 한국기업평가는 2023년 산업 전망을 발표하면서 증권업의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올해 금리 급등과 증시 위축 등으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크게 저하된 데다 내년 또한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IB 수익이 증권사 실적을 보완했는데 하반기 부동산 PF 시장이 위축되면서 전망이 안 좋아진 상황"이라며 "업황 저하로 실적 저하 폭이 상대적으로 크거나 최근 PF 우발채무, 유동성 위험이 크게 확대되는 곳 등은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 또한 동일했다. 최근 두 신용평가사 역시 내년 증권산업의 신용등급 방향성이 부정적이라고 지목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신용평가사는 2022년 증권업 신용등급 방향성이 안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소형사의 신용등급 상승세가 두드러지기도 했다.

NICE신용평가 기준 올 상반기에만 IBK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신용등급이 'A+'에서 'AA-'로 상향조정됐다. 하이투자증권(A+)과 BNK투자증권(A+)은 '안정적' 아웃룩을 '긍정적'으로 바꿔 달기도 했다. 다올투자증권은 'A-'에서 'A0'로 올라섰다.

최근 증권사 등급 상향세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불안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속속 AA급에 진입한 것이다.

이에 현재 A급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국내사는 유진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SK증권, DB금융투자, BNK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한양증권, 케이프투자증권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A급 증권사의 등급 훈풍은 업황 둔화와 함께 불안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금리 인상기로의 전환과 함께 그동안 AA급에 진입한 하우스와 A급에 남은 하우스 간 경쟁력 차이가 한층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별 조달 비용 격차가 커진 데다 중소형사 실적을 뒷받침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A급을 바라보는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김 연구위원은 또한 "A급 이하 증권사 PF 익스포저는 자기자본 대비 50%를 넘어선 곳이 상당하다"며 "A급 이하 증권사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출처 : 한국기업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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