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은행채 발행이 두 달 만에 재개됐다.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 등 다른 업권 채권시장 참여자들도 반기고 있다.

증권사, 운용사 등 채권운용 담당자 입장에서는 우량채 섹터에 담을만한 물건이 다시 나왔다. 포트폴리오에 은행채 비중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특정 섹터가 사라지는 건 좋지 않다. 채권시장은 국채, 통안채, 국공채, 특수은행채, 시중은행채, 회사채 등 순으로 신용등급별 수급이 분산되는 형태다. 시중은행채 발행이 중단되면 그 수요가 밑으로 내려가기보단 오히려 특수은행채에 쏠릴 수 있어 우량한 채권 가격만 더 올라갈 수 있다.

증권사 채권발행 담당자 입장에서도 은행채 발행 재개가 시장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최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채권 발행을 통해 추정된 이달 은행채 투자 수요는 최소 8천억원 내외다. 투자 수요가 충분할 때 제한적인 규모로 발행에 나서면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이 지난 19일 발행한 은행채 금리는 연 4.3%로, 전 영업일 개별민평금리보다 18bp 낮은 수준으로 발행됐다.

은행 자금조달 수단을 다양화해서 한 시장에서 은행 쪽으로 자금이 쏠리는 정도를 낮추는 편이 낫다는 시각도 있다.

지금까지 은행들은 일반채권 발행만 안 했을 뿐 고객예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등을 통해 시장자금을 계속해서 빨아들였다.

은행 예·적금 금리가 5%대까지 오르자 사람들은 제2금융권에 있던 자금까지 빼서 시중은행으로 몰렸다. 지난 10월 은행 예·적금에 시중 자금 46조원이 몰렸다. 약 21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최근 1달간 은행권 CD 발행량은 총 7조5천8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조400억원)보다 2조원 이상 많았다.

그 영향으로 CD금리는 지난달 13년 만에 처음으로 4%를 웃돌았다. 지난 9월 3%였던 것으로 고려하면 두 달 사이 100bp가 오른 셈이다.

은행이 채권발행으로 자금조달 수단을 분산할 수 있게 되면, 예금과 CD 발행 규모가 줄어들면서 각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은행채 수요가 충분한 상황에서 발행을 추진해 은행채 금리도 내릴 수 있다.

은행 대출 고객에게도 이득이다. 예금, CD, 은행채 금리는 모두 은행 대출금리의 기준금리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은행이 지금까지 일반채권 발행이 어렵다고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고 CD와 예금으로 조달에 나섰고, 사모사채까지 고려했다"며 "그렇게 할 바에는 너무 과하게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만 통제하고 정상화하는 편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투자금융부 송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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