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늙은 수사자" "원로배우"
지난 60년간 자본시장의 온갖 위기를 극복하며 생존한 대신증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5대 증권사(대신·대우·동서·쌍용·LG증권)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1995년부터 상품 주식을 대거 처분해 단기차입금 5천억원을 모두 상환하며 무차입 경영을 시현한 덕분이다.

하지만 대신증권이 십여 년 전 자체 조사한 대신증권의 이미지는 '부모님 세대가 이용하는 나이 많은 전업 증권사'에서 멈춰있었다.

1962년 삼락증권으로 출발해 업계 최초 시세전광판 개설, 자체 개발한 홈트레이딩시스템인 사이보그 출시, 한국 주식거래 역사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라는 자부심은 위기의식으로 바뀌었다.

"영속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변화가 절실했습니다"
위기의식은 대신증권이 금융그룹으로, 나아가 파이낸셜그룹으로 성장해나간 원동력이 됐다.

대신증권은 가장 먼저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대신금융그룹으로의 첫발을 뗐다. 2008년 S저축은행 실사를 진행하는 등 몇 차례에 인수합병(M&A)을 검토했다.

2010년 부동산 경기둔화로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사태가 터지고 2011년 저축은행 인수전이 시작되면서, 대신증권은 저축은행 인수를 본격 준비했다.

당시 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한 기관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 3곳과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 2곳이었다. 금융지주가 인수할 것이란 전망을 꺾고 대신증권이 입찰 경쟁에서 승리를 거두자 금융시장 전체가 놀랐다.

2012년 하반기 투자심리 위축으로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와중에도 성장 동력 투자를 이어갔다.

2013년 5월 직원 5명으로 '미래전략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시장에 나올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입찰 준비를 시작했다. 일명 'W프로젝트'다.

예비실사 담당자, 외부자문사인 법무법인, 회계법인 인력까지 총 40여 명을 총동원해 2014년 우리에프앤아이를 인수에 성공하며 대신에프앤아이를 출범시켰다.

이어룡 회장은 "우리에프앤아이 인수를 통해 대신금융그룹은 명실공히 금융전업그룹 면모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부동산까지 영역을 넓히며 대신파이낸셜그룹으로의 변모를 시작했다.

2014년 대신증권은 리테일과 기업금융(IB)이 부진하다고 판단하며 IB사업단 내 부동산금융본부를 신설한다. 그 결과 2012년 5건이던 PF 부문 주관실적은 2015년 18건으로 크게 늘었다.

금융과 부동산의 융합을 실현하고자 대신에프앤아이 자회사로 디에스한남(현 대신프라퍼)을 설립했다. 디에스한남을 통해 개발한 한남대로91 '나인원한남'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땅에 1조원 가까운 돈을 투자하는 건 도박이라는 말이 나오던 부지였다. 대신증권은 최소입찰가에 단 111억원을 더한 6천242억원 투자를 통해 2021년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냈다.

2019년에는 대신자산신탁을 설립하며 부동산 신탁업을 시작했다.

올해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대신금융그룹에서 대신파이낸셜그룹으로 사명을 바꿨다. 증권에서 금융, 금융에서 부동산으로 성장한 성공 DNA를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하겠다는 의미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대신파이낸셜증권 고객자산부문장이 카카오톡 프로필에 걸어놓은 주역 글귀이자, 대신파이낸셜그룹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주는 문장이다. (투자금융부 송하린 기자)

대신증권
[촬영 안 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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