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올해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중대한 변수로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의 정책 전환이 꼽힌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12월 장기금리의 변동 허용 범위를 확대하면서 올해에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폐기할 수도 있다는 예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은 리오프닝으로 글로벌 유가와 인플레이션을 들썩거리게 만들고 있다. 다만 중국의 해묵은 부동산 문제가 마침내 터진다면 경기는 다시 주저앉을 수 있다.

만에 하나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 급의 위기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 가장 늦은 긴축에 나선 BOJ…YCC 폐기할까

5일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중화면(화면번호 6543)에 따르면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일본장 새해 첫 거래일이던 지난 4일 4.92bp 오른 0.4647%에 마감했다. 10년 금리는 작년 12월 19일까지 0.25%대에서 머물다가 12월 20일부터 0.4%대로 뛰어올랐다.

BOJ가 12월 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금리의 변동 허용 범위를 기존 ±0.25%에서 ±0.5%로 확대한 영향이다.

BOJ는 이후 YCC 범위 확대가 완화정책을 회수하기 위한 출구조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 4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퇴임 이후 YCC 폐기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서는 동안 BOJ만 나홀로 완화 입장을 고수한 결과 엔화 약세가 참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고 장기화된 저금리로 부실기업의 퇴출 지연, 금융기관의 수익성 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12년 말 226.5%에서 2022년말 263.9%로 확대했다. 국채 발행 잔액은 2013년 3월 말 705조 엔(약 6천865조 원)에서 2023년 3월 말 1천43조 엔(1경157조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YCC 폐기 등 완화정책의 회수는 글로벌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세계 최대 순채권국인 일본의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일본으로의 자금 회수 움직임이 나타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금리가 급등세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20일 BOJ가 10년 금리의 변동 범위를 확대하자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도 3년과 10년이 각각 14bp, 20.8bp 급등한 바 있다.

올해 BOJ가 YCC의 조정 또는 폐기를 위해 보낼 수 있는 중요한 신호는 정부와의 공동성명 개정이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와 BOJ는 2013년 1월 공동성명을 통해 물가 상승률 2%를 가능한 이른 시기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성명을 개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 시기는 4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퇴임 이후 새로운 총재가 임명되는 시점으로 예상된다.

노무라는 "4월 9일 새로운 BOJ 총재가 취임하는 시기 기시다 정부가 BOJ와의 2013년 공동성명을 수정하려 할 것이라는 시장의 추측이 부상하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2023년 봄에 이 공동 성명의 개정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경제와 금융 환경의 변화 때문에 그 시도가 쉽게 돌이켜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
출처 : 연합인포맥스

 


◇ 中 리오프닝으로 인플레이션 들썩…대만 침공하면 '퍼펙트스톰'

중국의 리오프닝은 글로벌 경기 회복 요인이자 인플레이션 상승 재료다. 다만 리오프닝으로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전에 광범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먼저 나타나고 있어 리오프닝 효과가 하반기 들어서야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2023년 전망 보고서에서 ▲감염률이 아직 전체 인구의 0.1%(12월 10일 기준)에 불과한 점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점 ▲의료역량이 크게 부족한 점 등을 거론하며 리오프닝발(發) 경기회복이 하반기에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금융시장은 리오프닝을 먼저 반영할 수 있다. 리오프닝 기대에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3일과 4일 각각 1.84%, 3.22% 급등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중국발 고(高)인플레이션이 연초 강세로 시작하고 있는 시장 분위기를 바꿔 놓을지 우려가 없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중국이 위드코로나로 가면 경기 침체가 늦춰지면서 고금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며 "중국이 부각되면 국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은 내부적으로 리오프닝 효과를 상쇄할만한 위험 요소도 갖고 있다. 부동산 경기의 경착륙 우려다.

작년 1~11월 누계기준 중국의 신규상품주택 판매 면적은 전년 대비 23.3% 감소했고, 부동산투자도 9.8% 감소했다.

2020년 판매순위 상위 30개 기업에 들었던 헝다, 롱촹, 스마오 등 12개 기업이 2021~2022년 중 중국 국내외 발행 채권에 대한 원리금 지급에 실패한 상황이다.

부동산기업의 채무불이행 규모는 국내 채권의 경우 2021년 중 67건 686억 위안이었지만 2022년에는 166건 1천966억 위안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외화채권의 경우에도 11건 57억 달러에서 50건 186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블랙스완 중의 블랙스완이다. 중국과 대만과의 전쟁은 미국의 개입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순히 공급망 분리에 따른 인플레이션 유발하는 정도의 효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퍼펙트 스톰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미·중 간의 전쟁이 벌어졌을 경우 충격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평가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당연히 개입한다는 전제하에 보면 결국 중국의 대만 침공은 미·중 간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대만에서 싸우면 홍콩과 마카오까지 영향이 있을 수 있고, 중국 본토에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중국 입장에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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