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그 와중에서도 대신증권은 총 12건의 IPO를 성공시키며 대형사들과 견주어 뒤지지 않는 실적을 냈다.

통상 IPO 영업은 자기자본이 큰 대형사일수록 유리하다. 북을 활용해서 자기자본(PI) 투자를 약속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커버리지 영업을 통해 쌓아온 대기업과의 인연이 IPO 주관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대신증권은 자기자본 2조원 규모의 중형사다. 사이즈의 불리함을 딛고 IPO 업계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나유석 대신증권 IPO 담당 상무가 지난 5~6년간 차근차근 쌓아온 '딜 레코드'가 있다.

나유석 상무는 지난 2000년 LG증권(현 NH투자증권)에 입사하며 증권가에 발을 들였다. 나 상무가 대신증권에 합류한 건 지난 2014년부터다. 그는 지난 2017년부터 IPO 본부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대신증권 IPO 업무를 책임졌고, 지난 2020년에는 IPO 담당 상무로 승진하며 대신증권 2개 IPO 본부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신증권만의 차별화된 경력이 있다면 전기차 핵심부품인 '2차 전지' 밸류체인 선상에 있는 소재, 부품, 완제품부터 가장 끝단에 있는 리사이클링 등 기업들의 IPO 주관을 모두 해 본 증권사라는 점이다.

대신증권이 IPO를 주관한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는 대표적으로 지난 2019년 상장한 양극재 1위 회사 '에코프로비엠'과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해액 생산업체 '엔켐'이 있다. 지난해에는 2차전지 완제품 기업 'LG에너지솔루션'과 2차전지 재활용 전문업체 '성일하이텍' 상장을 이뤄냈다.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는 삼기이브이 상장 주관사도 맡아 새해 IPO 시장 서막을 열었다.



나유석 상무는 2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신증권은 2차전지 소재 전해액부터 완제품, 리사이클 기업까지 전체적으로 IPO 주관과 실사 등의 경험을 통해 2차전지 산업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이 점이 2차전지 관련 딜을 연달아 따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트렌드를 선도하는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들도 대신증권을 선택하고 있다. 프리미엄 펫푸드 기업 '오에스피'와 고해상도 인공지능(AI) 영상분석 기업 '핀텔', 협동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가온칩스' 등이 그 예다.

나 상무는 "안 좋은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이 선호할만한 그리고 최근 트렌드에 맞는 업종 기업에 집중해서 영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딜 클로징 능력도 부각된다. 최근 수년간 대신증권이 주관한 기업의 상장 철회율은 낮은 편이다.

딜 클로징까지 잘 마치기 위해선 주관사 자리를 차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 통과율을 높이는 능력도 중요하다. 증시 입성 과정에서는 투자자와 기업 모두를 설득시킬 수 있는 밸류에이션 측정 능력이 필요하다.

나 상무는 "대형 딜은 자주 나오지 않고 소형 딜 위주로 IPO 시장이 돌아가기 때문에 딜 레코드를 쌓으면서 실력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대신증권은 5~6년 전부터 작은 딜, 어려운 딜을 성공시키는 등 딜 레코드를 쌓으면서 성장해왔다"고 밝혔다.

투자자와 기업의 눈높이를 맞추는 과정에서도 나 상무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직원들의 쌓인 경험"이다.

그는 "시장 눈높이에 맞는 기업가치를 제시하는 건 단순히 엑셀을 돌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랜 기간 기업을 연구하고 시장을 주시한 경험을 바탕으로 발행사를 잘 파악해서 신뢰와 믿음이 생겨야, 주관사가 산출한 기업가치를 발행사에 납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 가로를 달리는 IPO 하우스인 만큼 대신증권은 '일할 맛이 나는' 곳이다. 그렇기에 젊은 IPO 인재들이 모인다.

나 상무는 "위로 올라갈수록 사무실만 지키는 경우도 많지만, 대신증권은 모두가 발로 뛰는 영업을 하고 있고 평균 나이가 젊은 편이라 역동적"이라며 "꾸준히 성장하며 성과를 계속 내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 이직률도 IPO 하우스 가운데 가장 낮은 편"이라고 자부했다.

대신증권은 올해도 2차전지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메타버스, 바이오, 헬스케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다양한 기업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15개 기업을 상장하는 것이다.

나 상무는 "가장 기대하는 딜은 우주기업 '컨텍'으로, 우주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중에서 상장을 하는 첫 사례"라며 "2차전지 소재 회사인 '후성글로벌'도 기대주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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