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우리은행 전·현직 사내·외이사들 총출동
손태승 "이사들 지원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24일 열린 우리금융지주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룡 회장이 정식 선임되면서 우리금융그룹의 리더십 교체가 마무리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회장 교체 과정이 끝나면서 그간 우리금융을 이끌었던 손태승 회장은 홀연히 자리를 내어주고 떠난다.

손 전 회장은 1987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해 은행장과 금융지주 회장까지 오른 샐러리맨의 '신화' 격인 인물이었다.

지난 2017년 우리은행장에 오른 뒤 금융지주사 전환과 민영화까지 마무리 짓는 숨가뿐 하루하루를 보내며 고군분투를 했지만, 아쉬움을 남긴 채 '고향'을 떠나게 됐다.

그런 손 회장을 위한 '조촐한' 송별회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열렸다.

손 회장과 동거동락하며 우리금융의 성장과 발전을 같이 고민했던, 이번에 손 회장과 함께 떠나는 사외이사들도 함께 했다.

노성태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과 박상용 연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다.

이들은 손 회장의 경영활동에 대한 지지자로, 때로는 거침없는 비판자의 역할을 동시에 하면서 더 나은 성장과 발전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아울러 현직에 남게 된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사내·외 이사들도 손 회장과 떠나는 사외이사들에 대한 아쉬움을 같이 하기 위해 총출동했다.

하지만,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전날 우승 축포를 울린 우리은행 여자 농구단을 챙기느라 자리에는 함께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손 전 회장은 "이사들의 지원과 비판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절대 올 수 없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얘기를 거듭 강조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특히 송별회 참석자들은 우리금융 민영화를 이뤄낸 손 회장과 '1세대 사외이사'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는 손 전 회장 등 민영화 1세대들의 대표 업적이다.

우리금융은 2021년 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9.33%를 매각하며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다.

이후 손 전 회장은 낙후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우리자산신탁과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의 모태가 된 금융사들을 잇따라 인수하는 성과도 냈다.

하지만 차기 회장 선임을 두고선 '우여곡절'도 많았다.

금융위원회가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손 전 회장에게 '문책경고' 중징계를 내리고, 이를 근거로 '사퇴 압박'이 거세지면서 손 회장은 마음 고생이 심했다.

'중징계' 확정 이후인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에겐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였을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한다.

결국 손 전 회장이 '용퇴'로 입장을 굳히고, 많은 고민끝에 금융당국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도 접기로 한 데는 이사회 멤버들의 조언이 컸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구성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손 회장 본인이 많은 것을 버렸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소임을 다한 뒤 떠났다"고 평가했다. (정책금융부 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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