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 경제가 표면적으로는 견조해 보이지만 고용시장이 실제로는 더 취약하고 경제는 침체에 가까워졌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일부 전문가를 인용해 2일(미국시간) 보도했다.


급여 데이터 계산 방식의 특이점 때문이라고 매체는 말했다.

전문가들은 급여 데이터가 훨씬 더 약한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다른 지표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의 실업률은 3.7%로 한 달 사이 0.3%포인트나 올랐다.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는 2010년 이후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고용이 약화하고 근로 시간이 줄어든 것은 고용 보고서가 추세에 뒤처졌을 수 있다는 신호라고 저널은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상 급여(payroll) 조사가 고용시장의 완전한 밑그림을 보여주는 가장 정확한 조사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서에 맹점(blind spot)이 있고 이는 실제 창출되는 고용보다 더 많은 고용이 집계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 전문가들 고용 과대 계상 가능성 지적

스탠다드차타드(SC)의 스티브 잉글랜더 북미 매크로 전략 헤드는 "50% 이상의 확률로 과장됐을 수 있다. 그렇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면서 그는 고용이 한 달에 최대 20만명까지 과장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SMBC닛코의 조지프 라보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왜곡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견조하지 않은 고용시장과 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견조하지 않은 경제를 다루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과장된 고용이 한 달에 약 7만7천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리아 피오리니 라미레즈의 조슈아 샤피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는 급여 조사가 고용을 과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노동 공급이 제약되고 있어 다르게 행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 느린 과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간 고용 보고서는 통상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 발표되며 두 가지 조사로 구성된다. 급여 조사는 12만2천개가 넘는 기업과 4천200만명 이상을 커버하는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공식 고용의 약 28%에 해당하는 것이다. 가구 조사는 6만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급여 조사에서는 지난 5월 33만9천명의 신규 고용이 집계됐지만 가구 조사에서는 고용이 31만개 감소하고 실업자수가 44만명 증가해 작년 2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나타냈다.

두 조사는 통계상의 노이즈 혹은 고용에 대한 다른 정의로 인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일례로 자영업자는 가구 조사에서는 집계가 되지만 급여 조사에서는 집계가 되지 않고, 지난 5월 이 숫자는 크게 감소했다.

역사적으로 경제학자들은 경제가 전환점일 때를 제외하고는 급여 조사가 고용시장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더 믿을만한 지표라고 평가한다.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침체가 지배적이고, 부진한 회복세가 나타났던 시기에 급여 조사는 이후 포괄적인 세금 데이터를 보면 누적으로 약 170만명 정도의 고용을 과대계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 '생사 모델'의 취약성

과대계상은 스타트업을 통해 창출된 일자리와 파산한 기업의 감소한 일자리 때문에 발생한다. 급여 조사는 더는 존재하지 않거나 응답에 답하지 않는 기업들의 상황을 알아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수개 분기 후에 세금 데이터가 나오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이때까지 노동통계국은 신생 기업에서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나왔는지 파산을 통해 얼마나 일자리를 잃었는지 최근의 추세를 통해 추론하기 위해 '생사(birth-death) 모델'을 사용한다.

인플레이션 인사이트의 오메어어 샤리프 창업자는 이것이 기여하는 규모가 상당하다면서 "어떤 해에는 신생 기업이 급여 증가의 약 40%를 차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저널은 그러나 경제가 약화하면서 기업이 문을 닫고 신규 비즈니스가 중단되는 경우 이 모델은 실제로 추가되지 않은 일자리를 잘못 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까지 12개월 동안 순 신규기업은 민간 부문 임금 총액 증가의 43%를 차지했으며, 이는 역사적 범위에서 높은 편에 속하지만, 5월에는 그 기여도가 26%에 불과했다.

이는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스타트업 붐으로 인해 일자리가 창출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또한 이전의 경제 전환점에서 그랬던 것처럼 '생사 모델'이 순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과대평가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판시언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5%포인트에 달하는 연준의 일련의 금리 인상과 신용 여건의 긴축은 이미 소기업 신뢰도를 침체 수준으로 낮췄다면서 '생사 모델'의 힘을 믿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실질적인 기업 형성률이 2019년 수준으로 돌아왔다면 '출생-사망 모델'은 매달 약 3만명분의 급여를 지나치게 추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UBS의 조너선 핑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말 비농업부문 고용이 수십만명가량 지나치게 높았다면서 이런 현상은 2023년에도 지속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잔여 생사 조정이 가장 큰 원인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급여 보고서에 포함된 회사 샘플이나 노동 시장 전반에서 일어나는 일을 대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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