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가상자산 시장에서 크게 하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번 주 들어 반등하고 있으나 상승폭은 제한적이다.
비트코인은 많은 사람이 가치가 있다고 믿으면 실제로 가치가 생긴다는 '팅커벨 효과'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으나 그 지속 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26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521)에 따르면 전일 비트코인 가격은 장 중 한때 2.4% 하락한 86,083.59달러까지 밀렸다. 지난 10월 사상 최고치인 126,279.63달러 대비로는 31% 이상 급락한 셈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금리 인하를 보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면서 지난 21일에는 80,541.72달러까지 떨어지며 7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9시 41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0.11% 오른 87,416.2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도이체방크 전략가들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었던 2021년 무렵부터 경제학 개념인 '팅커벨 효과'를 사용해 비트코인을 설명한 바 있다.
이는 피터팬의 "팅커벨은 존재를 믿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표현에서 유래하며 많은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가치가 있다', '가격이 오를 것이다'라고 믿었기 때문에 실제로 가격이 올랐다는 논리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 일희일비하며 '팅커벨'의 존재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총재와 가까운 인물로 알려진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21일 "단기적으로 금리 목표 범위를 추가로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발언하며, 12월 금리 인하를 용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금리 하락 기대 속에서 S&P500지수와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는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좀처럼 큰 폭으로 반등하지 못하고 9만 달러대에서 상단이 무거운 모습이다.
또한 주식 등 다른 위험자산과의 상관관계도 약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확신은 더욱더 옅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9만달러 전후에서 매수한 투자자가 많다는 점이 반등을 막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가격이 여전히 그 수준을 밑돌고 있어 다시 매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리처드 텐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암호자산으로 보유한 부채 비율을 줄이며 위험 회피 성향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의 대표적 초강세론자이자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NAS:MSTR)를 이끄는 마이클 세일러 역시 "연말까지의 가격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11월 이후 투자자들은 미국 상장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 35억달러를 순유출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관련 종목은 부진하다.
지난 한 달 동안 코인베이스 글로벌(NAS:COIN) 주가는 30% 하락했고 스트래티지 주가도 40% 하락했다.
매체는 "향후 투자자들이 '팅커벨의 존재'를 계속 믿을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 동향에 좌우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지연됐던 경제지표 발표가 재개되며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경우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가 누그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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