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비구이위안(碧桂園) 사태를 바라보는 서방과 중국측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서방 외신들은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라는 별칭을 붙이며 부동산 부실 폭발이 금융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나 중국 측에선 산업구조조정의 측면에서 부동산으로 쏠림을 막고 제조업을 지원하기 위한 진통으로 여기고 있다. 부동산과 관련 금융 부문 등 자본시장적 위기를사회주의적 방식으로 극복하려는 중국의 시도가 어떤 결말을 가져올 것인지 관전포인트가 될 듯하다.

이제까지 국제금융시장에선 제2의 리먼 사태에 대한 우려에 좀 더 무게를 실은 듯하다. 중국의 금융위기 우려가 각종 가격변수들에 반영되면서 한동안 큰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2위, 외환보유액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으로 커버린 중국이 금융위기의 수렁에 빠진다면 연쇄적인 글로벌 충격이 불가피하다. 서방측에선 2008년 미국에서 터졌던 금융위기와 그 이후 발생한 유럽의 재정위기 사이클이 중국으로 이동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중국판 리먼사태' 우려…부동산 위기 금융권 확산(CG)

 

중국의 위험관리 능력은 이미 시험대에 올랐다. 중국이 의도한 대로 금융 충격 없이 부동산 개혁을 이뤄낼 것인지, 예기치 않은 쇼크로 부동산발 금융 부실 폭탄이 터질지, 만약 위기가 현실화됐을 때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련미가 있을지, 각종 의문부호를 없애야 시장은 비로소 안심할 것이다.

사실 일련의 부동산 사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 모델이 곳곳에서 누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점이다. 성장의 엔진인 수출은 계속 감소세를 타고 있고, 기업들의 이익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중국의 1~7월 공업이익은 작년 대비 15.5% 감소했다. 이는 고용의 불안으로 연결된다.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현재 2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청년세대의 실업률을 발표하지 않을 정도로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다. 물가지표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 세계가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중국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실질GDP(녹색 바)와 외국인 직접투자(파란선)
연합인포맥스 매크로차트

 

중국이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으로 간다는 것은 정해진 미래다. 앞으로 저출산 문제와 인구의 감소, 고질적 실업 문제 등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앞서 많은 개발도상국이 겪었던 '중진국 함정'이 중국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경제압박은 중국 경제의 내적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중국에 투자했던 외국인 자금은 베트남, 인도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우리 경제의 미래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최근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화두가 된 세 나라의 경제·금융 협력,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주창한 알타시아(Alternative Asia)의 개념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중국을 대체할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경제ㆍ산업ㆍ금융망을 짜는 것인데, 총 14개 나라로 구성된 알타시아에 우리나라도 포함돼 있다. 중국의 성장모델이 힘을 잃어가는 시기에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편집해설위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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