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0.78명인 대한민국의 합계 출산율을 거론하면서 1.8명인 북한이 어느 시점에선가 남침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외부의 우발적 시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정확한 수치에서 오는 날카로움을 꺾을만한 마땅한 대거리는 없다. 선진국 모임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전 세계 217개 국가와 지역을 통틀어도 홍콩(0.77명) 제외시 가장 낮다. 전 세계 평균 출산율은 2.3명, 인구 대체 수준은 2.1명이며 OECD 평균은 1.58명이라고 한다.


[그래픽] 출생아 수 감소율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minfo@yna.co.kr @yonhap_graphics,tuney.kr/LeYN1


한국은 또 고령화 역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데 30% 수준인 '기대수명 연장'의 영향보다는 '저출산'의 여파가 70%에 달하는 악순환의 고리도 만들고 있다. 이대로 가면 2050년대에 경제가 역성장세를 보일 확률이 68%에 달한다고 한다. 인구가 줄면 성장이 둔화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하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30년을 재현하는 디플레이션의 시대로 가는 게 우려된다는 진단도 있다. 일본은 1억2천만이 넘는 인구수로 내수가 버텨줬지만, 소멸로 가는 한국은 이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성장을 멈춘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그래픽] 합계출산율 추이 및 출산율 제고 효과 추정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zeroground@yna.co.kr @yonhap_graphics, tuney.kr/LeYN1


한국은행이 최근 초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에 대한 해법을 도출한 보고서를 내놔 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장기저성장기로 진입하는 한국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침묵하지 않겠다는 이창용 총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경제연구원 내부도 이번 연구의 해법을 두고 결론을 몇 번 뒤엎는 치열한 토론을 벌이면서도 공개 시점에 대해서도 숙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의 주의를 환기하는 시의성에 방점을 둔 셈이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MZ세대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생활비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재 초저출산은 청년이 느끼는 '경쟁압력'과 고용, 주거, 양육 측면의 '불안'과 연관이 깊다고 봤다. 이를 토대로 노동시장 이중구조, 높은 주택가격, 수도권 집중을 개선하는 정책 추진을 제언했다.


2023년 새해 첫아기 탄생
(고양=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23년 1월 1일 0시 0분 경기도 고양시 일산차병원에서 엄마 김현정씨와 아빠 장동규씨 사이에서 쌍둥이 여아 짱순이(태명)와 남아 짱짱이(태명)가 엄마 손은서씨와 아빠 김정섭씨 사이에서 여아 복동이(태명)가 태어났다. 사진은 친할머니 정윤자씨가 짱짱이(태명)를, 외할머니 문상순씨가 짱순이(태명)를 안고 있는 모습. 2023.1.1 pdj6635@yna.co.kr

 


대부분의 사람은 틀에서 벗어난 승리보다 관습적으로 실패하는 편을 선호한다고 경제학자 케인스가 지적했다. 늘 겪어온 익숙한 문제라며, 새로울 게 없이 전과 같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해법도 비슷하게 내놓는 실수를 저지른다는 통찰이다. 하지만 위기는 과거의 문제해결 방식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미래를 바꾸려면 이제 아이를 갖고 키우는 게 내 인생에서 손해가 아니라는 인식이 생길 정도로 파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 때다. 이미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노동, 교육, 연금 개혁을 3대 과제로 내세우고 해법 마련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제 시험공부는 많이 했으니 문제를 풀어야 할 때다. 해 질 무렵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지금 하는 일이 아니라 하지 않고 남겨둔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취재보도본부 금융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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