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올해 공무원연금공단이 창립 이후 처음으로 해외주식 직접 운용 제도를 도입한다.

연기금 업계 최연소 자금운용단장(CIO)인 백주현 단장이 공무원연금에 등판할 때부터 계획했던 '새바람'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불게 됐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빠르면 올해 3월 말부터 해외주식 운용 규모 가운데 30%가량을 직접 운용키로 했다.

지금까지 공무원연금은 해외주식에 대해서 전액 위탁 운용만 맡겨왔다. 공무원연금이 운용하는 해외주식 규모는 지난해 11월 기준 1조211억원이다.

앞으로 3천억원가량은 위탁운용사를 통해 굴렸던 자금을 빼서 직접 운용하게 된다.

자금 운용 때 소요되는 부가적인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아이디어다.

자산운용사에 위탁 운용을 맡기면 전문성은 보장할 수는 있지만, 간접과 재간접 등 투자단계를 거치면서 운용 수수료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빠르게 움직이는 금융시장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도 어렵다.

위탁 운용 수익률이 들쭉날쭉한 점도 고민했던 부분이다. 공무원연금의 지난 2022년 국내채권과 국내주식 수익률을 살펴보면 직접 운용이 위탁 운용보다 3%포인트(P)가량 더 우수했다. 위탁 운용 펀드 담당자의 운용경력이나 능력 등을 철저히 검증하고 선정하더라도, 중간에 담당자가 바뀔 수 있다는 불확실성도 내재해있다.

공무원연금의 해외주식 직접투자는 전액 해외 상장 상장지수펀드(ETF)로 시작할 예정이다.

순환근무를 해야 하는 연금 특성을 고려한 묘책이다. 공무원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짧으면 2년, 길면 5년마다 순환근무를 해야 한다. 지방에 있는 본사 직원과 서울에 있는 운용단 직원 간 특혜 논란을 비롯해 혹시 모를 비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지만, 운용역이 전문성을 쌓긴 어려운 구조다.

시장을 패시브하게 추종하면서 안전하게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ETF를 활용하면, 순환 직무로 인해 새롭게 업무를 맡게 된 직원들도 빠르게 인수인계를 받아서 일관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

한편 공무원연금은 백 CIO가 기금운용을 이끌기 시작하면서 직접 운용 자신감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국내채권 위탁 운용 금액을 전액 회수한 뒤 직접 운용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이 전액 직접 운용하기 직전 달인 지난해 5월까지 국내채권 위탁 운용 수익률은 단 2.9%에 그쳤는데, 직접 운용 수익률은 3.5%였고 반년 만에 5.3%까지 끌어올렸다.

공무원연금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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