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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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한다.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연내 상장 추진을 결의한만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의지를 내세워 전략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토스의 상장 추진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하는데, 비바리퍼블리카의 주관사단 선정이 먼저 완료되면서 결국 주관사를 맡길 새로운 후보군은 마땅치 않은 상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 국내 주요 증권사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마감은 이번 주까지다.

RFP를 제출한 증권사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뒤, 이르면 이달 중 주관사단이 꾸려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케이뱅크의 상장 예비 심사 승인까지 1년여간 호흡을 맞춰 온 NH증권 또한 새로운 RFP를 작성해 제출해야 했다.

문제는 새로운 전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대형 하우스가 이미 토스의 IPO 주관사단에 확정되면서 새판을 짜겠다는 케이뱅크의 의지가 무색해졌다는 점이다.

지난주 비바리퍼블리카는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과거 케이뱅크의 공동 주관사를 맡았던 삼성증권 또한 비바리퍼블리카를 돕게 됐다.

ECM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대형 증권사 중 남은 곳은 NH증권과 KB증권뿐이다.

지난번 IPO 추진 당시에도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대표 주관사 한 곳과 공동 주관사 한 곳을 뽑았던 만큼, 이변이 없다면 두 회사가 케이뱅크의 주관사 지위를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NH증권은 이번에도 대표 주관사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까지 사실상 무보수로 주관업무를 수행해 온 데다, 속도감 있는 IPO 추진을 위해서는 이미 교감이 충분히 이뤄진 증권사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는 편이 효율적이다.

그러나 이 두 곳의 전략만으로는 케이뱅크의 기존 주주가 원하는 공격적인 기업가치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지난해 상장 철회 당시 기존 경영진과 주관사단이 변화한 시장 상황에 맞춰 제시한 기업가치를 기존 주주가 만족하지 못해 결국 IPO 시기를 연기했다고 전해진다.

첫 상장 도전 당시 증권신고서 초안을 작성해 둘 만큼 상당 부분 밸류에이션의 틀이 잡힌 상황이다. 더 높은 몸값을 위해 이를 뒤엎은 상황을 시장참가자들이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증권이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데다 이미 1년여간 호흡을 맞춰 온 만큼 대표 주관사 지위에 다른 증권사가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케이뱅크가 새로운 밸류에이션 전략을 청취하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토스가 먼저 주관사단을 꾸리면서 한정적인 후보군 중 주관사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당초 목표를 이루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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