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경로 전반적으로 위로 이동…인플레 상방 위험 인식↑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시사하는 전반적인 정책금리 경로가 위로 이동했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올해 인하 횟수는 종전 3회로 유지됐으나 더 매파적인 견해도 막상막하였다. 중간값에서 한명만 이탈했다면 올해 금리 인하 횟수는 2회로 줄어들 뻔했다.
연준 정책 결정권자들의 중립금리(neutral rate) 추정치는 오랫동안 제자리걸음을 해오다가 약간 상향됐다. 중립금리 추정치가 더 크게 높아진다면 이른바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테마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
연준이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끝낸 뒤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을 보면, 올해 말 연방기금금리(FFR) 전망치 중간값은 석 달 전과 같은 4.625%로 제시됐다.
이번 회의에서 동결된 목표범위(5.25~5.50%)의 중간값(5.375%)보다 75bp 낮은 수준이다. 종전대로 25bp씩 세 번의 인하 구상을 내비친 셈이다.
중간값에는 19명의 참가자 중 절반에 가까운 9명이 위치했다. 그보다 높은 전망치를 제시한 참가자도 9명이었다. 석 달 전에 비해 1명 늘어났다. 더 낮은 전망치를 제출한 참가자는 1명(4.375%)에 불과했다.
중간값을 기준으로 하면 '매파'(연내 1~2회 인하 및 동결) 진영이 '비둘기파'(연내 4회 인하) 진영을 압도한 셈이다.
올해 말 금리 전망치의 가중평균값은 종전 4.704%에서 4.809%로 높아졌다. 중간값은 그대로지만 매파 쪽으로 무게중심의 쏠림은 더 심해졌다고 할 수 있다.
2025년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석 달 전보다 25bp 높은 3.875%로 제시됐다. 2026년 말 중간값은 3.125%로 역시 25bp 상향됐다. 연내 3회 인하가 유지되긴 했으나 이후의 금리 경로는 위로 올라간 셈이다.
중립금리 추정치(SEP 상에서 'longer-run'으로 표시됨)는 2.500%에서 2.563%로 높아졌다. 그 폭이 작긴 하지만 중립금리 추정치가 그동안 2.500%로 거의 고정돼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중립금리 추정치 분포에서도 위쪽으로의 이동이 관찰됐다.
2.500% 이하를 제출한 의견은 종전 11명에서 9명으로 줄어들었다. 중립금리 추정치의 가중평균값은 2.729%에서 2.813%로 높아졌다.
경제성장률과 실업률,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전망에서는 경기에 대한 낙관론과 인플레이션 관련 상방 위험에 대한 인식을 읽을 수 있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1.4%에서 2.1%로 꽤 크게 상향됐다. 2025년 전망치는 1.8%에서 2.0%로, 2026년 전망치는 1.9%에서 2.0%로 각각 높여졌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잠재성장률 추정치(1.8%)를 웃도는 경제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와 부합하게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4.0%로 0.1%포인트 낮춰졌다. 2026년 실업률 전망치도 마찬가지였다. 실업률은 계속해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인 셈이다.
올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6%로 0.2%포인트 높여졌다. 헤드라인 전망치는 2.4%로 유지되긴 했으나, 경제가 예상보다 더 강할 것 같다는 견해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올해 근원 PCE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상향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말 금리 전망치를 더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실질' 기준으로 따지면 정책금리 전망치가 하향(근원 PCE 인플레이션을 차감)된 셈이기 때문이다.
근원 PCE 인플레이션 전망에 상방 위험이 있다고 답한 FOMC 참가자 수는 종전 8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났다. 하방 위험이 있다는 참가자는 이전처럼 전혀 없었다.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에 대한 인식이 더 커진 것은 FOMC를 앞두고 발표된 미국의 물가지표들이 인플레이션 둔화(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멈췄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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