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작년 4분기 국내 은행에서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NPL) 규모가 2018년 4분기 이후 5년 만에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에 따른 경기 부진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린 기업을 중심으로 부실이 늘어나면서 부실채권 잔액이 12조5천억원으로 확대됐고, 은행이 쌓은 대손충당금은 26조5천억원에 달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국내 은행의 신규 부실채권은 5조7천억원으로 석달 전보다 1조4천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8년 4분기의 7조1천억원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기업 여신에서 발생한 신규 부실채권이 4조4천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3천억원 늘었다.

대기업 신규 부실채권은 5천억원 늘었고, 중소기업은 8천억원 증가했다.

가계 여신의 신규 부실은 1조1천억원으로 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이에 지난해 12월 말 은행권 대손충당금 잔액은 26조5천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1조8천억원 늘리는 등 충당금을 대거 쌓았다.

다만, 수출입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137.7%포인트(p) 하락하는 등 특수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12.6%p 감소하면서 은행권 전체 적립률은 전 분기보다 3%p 하락한 212.2%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0.47%로 전 분기 말 대비 0.03%p 상승했다.

부실채권 잔액은 전 분기 말보다 1조원 증가한 12조5천억원으로, 기업 여신 부실채권 잔액은 10조원, 가계 여신은 2조3천억원, 신용카드 채권은 2천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기업여신의 신규 부실 채권이 늘면서 부실채권 비율도 기업 부문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기업 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0.59%로 전 분기 말 대비 0.06%p 올랐다.

대기업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0.5%로 전 분기 말 대비 0.11%p 상승했다.

중소기업 여신은 0.64%로 전 분기 말보다 0.03%p 늘었고, 그중 중소법인은 0.04%p 오른 0.85%, 개인사업자 여신은 0.01%p 상승한 0.34%로 나타났다.

가계 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0.25%로 전 분기 말과 유사했다.

주택담보대출은 0.16%로 전 분기 말보다 0.01%p 하락했고, 기타 신용대출도 0.47%로 0.01%p 낮아졌다.

신용카드 채권 부실채권 비율은 1.36%로 전 분기 말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작년 4분기 중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4조7천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4천억원 늘었다.

정리 형태별로는 대손상각 1조3천억원, 매각 2조원, 담보 처분을 통한 여신 회수 7천억원, 여신 정상화 4천억원 등이다.

금감원은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린 결과 부실채권 증가에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감원은 "부동산 경기 둔화 및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위험 요인이 잠재하고 있다"며 "부실채권 상·매각 등 은행권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도하고 리스크 요인을 반영해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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