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25~29일) 뉴욕 채권시장은 '성금요일'로 인해 거래일이 3.5일로 단축되는 가운데 첫날부터 시작되는 미국 국채 입찰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수급상으로 국채 가격에 불리한 환경(수익률 상승 압력)이 조성될 수 있다.

다만 지난주 후반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깜짝' 금리 인하를 계기로 글로벌 완화 사이클 개시에 대한 기대가 커진 점은 '롱 심리'를 계속 뒷받침할 수 있는 요인이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고위 관계자들이 하나둘씩 공개석상에 다시 등장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주 공개된 점도표는 올해 3회 인하(9명, 중간값 기준) 방침을 재차 시사했지만, 그에 맞먹는 참가자들은 더 매파적인 전망치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 21일 송고된 '점도표, 아슬아슬 '올해 3회 인하' 유지…중립금리 소폭↑(종합)' 기사 참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커밍아웃의 스타트를 끊었다.

그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장 마감 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단 한 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종전 두 번에서 횟수를 줄인 것이다.

◇ 지난주 금리 동향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화면번호 6533)에 따르면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주대비 10.90bp 하락한 4.2030%를 나타냈다. 주간 기준으로 지난 2월 첫째 주 이후 가장 크게 내렸다.

한주 전에 비해 2년물 수익률은 4.6000%로 13.80bp, 30년물 수익률은 4.3800%로 5.40bp 각각 하락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장기 추세선으로 여겨지는 200일 이동평균선에 딱 걸터앉는 모습을 취하게 됐다. 여기서 추가 하락이 진행된다면 4.10%선, 그다음에는 4.0%선이 차례로 시야에 들어오게 된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추이.
데이터 출처: 연합인포맥스.

2년물과 10년물 수익률의 역전폭은 39.70bp로 전주보다 2.90bp 축소됐다. 만기가 긴 구간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덜 내리면서 수익률곡선은 가팔라졌다.(불 스티프닝)

가장 인상적이었던 날은 FOMC 결과가 나온 20일이었다. 그날 단기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8.10bp 굴러떨어졌지만 10년물 수익률은 1.90bp 내리는 데 그쳤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수익률은 1.10bp 올랐다.

이는 FOMC 결정에 각각의 만기물이 그 속성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2년물은 '연내 인하 개시+올해 3회 인하 유지' 재료에 주목한 반면 장기물 쪽은 중립금리 추정치 상향 및 경제 낙관론,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 등에 초점을 뒀을 수 있다는 얘기다

◇ 이번 주 전망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6월까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5.5%를 나타냈다.

동결 가능성은 40%를 웃돌던 한주 전에 비하면 낮아지긴 했지만 무시해도 좋을 정도는 아니다.

CME 페드워치가 집계한 6월 FOMC 베팅. 오른쪽 빨간색 상자가 동결 가능성.
출처: CME그릅 홈페이지.

마음을 바꾼 보스틱 총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리 인하 시점은 당초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올해 후반으로 미뤄질 것 같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몇주 동안 데이터가 어떻게 들어오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내려오는 경로에 대해 "나는 분명히 (작년) 12월보다 자신감이 덜해졌다"고 털어놨다.

뉴욕 채권시장은 '성금요일'인 29일은 문을 닫는다. 하루 전에는 오후 2시에 조기 마감한다.

미 재무부는 25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총 1천760억달러어치의 국채 입찰을 실시한다. 2년물 660억달러어치를 시작으로 5년물 670억달러어치, 7년물 430억달러어치가 입찰에 부쳐진다.

연준 고위 관계자 중에서는 보스틱 총재가 25일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리사 쿡 이사(25일), 영향력 있는 매파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27일)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시장은 월러 이사의 논조가 더 매파적으로 옮겨갈지에 관심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의장은 29일 샌프란시스코 연은 주최 콘퍼런스에서 대담이 예정돼 있으나, 그날 뉴욕 채권시장이 휴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반응은 뒤늦게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지표 중에서는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2월치, 29일)가 가장 중요한데, 이 역시 휴장일에 발표되는 바람에 즉각적인 반응을 알기는 어렵게 됐다.

다만 앞서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를 감안해 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PCE에 대한 눈높이 조정을 했고, 파월 의장이 FOMC 기자회견에서 계절적 요인 등을 거론하며 인플레이션 재반등 우려를 불식시킨 점을 고려하면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 따르면 2월 헤드라인 PCE 가격지수는 한달 전보다 0.4%, 근원 PCE 가격지수는 0.3% 각각 올랐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달 수치는 각각 0.3% 및 0.4%였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우려는 미 상원이 시한을 2시간가량 넘긴 23일 새벽 1조2천억달러 규모의 예산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해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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