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지난해 미래에셋생명 주주들은 행복했다. 대주주의 지분 매입이라는 수급 효과가 빛을 발하며 주가가 일 년 내내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올해 초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자 발표한 기업 밸류업 정책은 우상향 중인 주가에 더욱 불을 붙였다.

최근 차익실현 매물 탓에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주주들에게 미래에셋생명은 아직 가공하지 않은 다이아몬드다.

조성식 미래에셋생명 부사장은 2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보험 섹터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국의 보험 시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이나 주가수익비율(PER) 모두 절대적으로 저평가 상황"이라며 "자기자본이익률(ROE) 레벨이 이머징 시장이나 일본 보험 시장과 유사하지만, PBR이나 PER 수치가 그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는 미국의 S&P500, 일본의 토픽스(TOPIX), 그리고 유럽과 이머징, 한국의 MSCI 지수만 살펴봐도 뚜렷하다.

국내 보험산업의 PBR은 0.5배로 미국(2.5), 유럽(1.9), 일본(1.1)에 크게 뒤처진다. PER 역시 5.7 배로 미국(15.8)과 유럽(12.9), 일본(12.6)의 절반이다.

반면 ROE는 9.3%로 일본(8.7)과 이머징(9.0) 국가들을 앞설 뿐 아니라 미국(13.2)이나 유럽(12.3)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조 부사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상황과 보험업에 대한 비우호적인 영업, 규제 환경만 점진적으로 개선된다면 국내 보험산업의 밸류에이션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며 "그래서 밸류업 정책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생명은 어느 때보다 자체 밸류에이션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상장 생보사 중 미래에셋생명의 ROE는 7.91%로, 삼성생명(7.93)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한화생명(5.68), 동양생명(5.08)을 크게 앞서는 수준이다. 반면 PBR은 0.25배로 삼성생명(0.32)에 뒤처진다. 주가에 대한 저평가가 심하다. 그만큼 상승 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수익성 개선에서 그 답을 찾고 있다.

특히 기업 밸류업 정책에 따라 주주환원 정책 시행 여력을 점검해 국내외 IR도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IFRS17 도입 이후 수익성의 원천인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대하기 위해 GA 시장에서 보장성 판매 활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우수한 건강상해 상품을 중심으로 종신, 정기, 변액보험의 균형 있는 판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신상품 개발은 물론 영업 전략의 다변화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구자본 규모 대비 CSM 규모나 CSM 상각액 비율이 주요 생보사 평균 대비 높은 데다, 신계약 CSM 규모 확대를 통해 ROE를 상향시키는 게 그 목적"이라며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의 갭 관리를 통해 자본 변동성을 최대한 축소하고 있는 것도 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조 부사장은 조직 내에서 숫자와 자산운용의 달인으로 평가받는다.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딴 그는 2001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한 이래 10년 넘게 시장에서 숫자를 살폈다.

미래에셋생명에서는 2013년부터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자산운용부문 대표와 GA영업3부문 대표, 그리고 IFRS17을 도입한 원년인 지난해부터 재무 부문을 맡아 조직의 숫자를 책임지고 있다.

조 부사장은 "IFRS17 도입 전 저금리 환경에서 보험산업의 자본잠식을 우려했던 상황과는 달리 금리 시장의 변화로 자본 부족은 해소되고 이익도 늘었다"며 "우려와 다른 결과에 시장은 보험사의 자율성 확대에 따른 장밋빛 실적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지속해 제시되고 있지만 맞는 답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2~3년은 안정기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그가 손꼽는 지난해 가장 큰 재무적 성과는 제도적 변화로 커진 자본 변동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 점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대형 생보사들보다 요구자본 대비 CSM 잔액은 물론 CSM 상각액 비율이 높다. 보험계약을 모집해 운용하는 데 발생하는 위험량 대비 수익이 안정적으로 창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지난해 보장성 신계약 CSM은 일 년 새 16%나 성장했다.

그는 "CSM의 중요성이 예상보다 더 크게 체감되면서 과도한 경쟁이 발생하고 있는 점은 지켜봐야 할 문제"라며 "미래에셋생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CSM 평가가정의 정합성을 검토하고 고객 가치에 부합하는 상품 판매를 지속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미래에셋생명은 최대 10% 수준의 CSM 성장을 내부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조 부사장은 "해지 리스크가 큰 단기납 종신보험 시장보다는 건강상해 중심의 우량한 고마진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 중"이라며 "건강보험 중심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는 만큼 유지율과 손해율을 관리한다면 전년보다 5~10% 수준의 CSM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오랜 시간 변액보험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제3보험 영역인 일반 보장성 보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일반 보장성 보험에서 발행하는 CSM으로 안정적인 보험 손익 흐름을 형성하고 변액 보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플러스알파'로 가져가는 구조다.

진단비 한도 확대나 보험료 인하 등 업계 내 영업 트렌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판매채널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인해 제3 보험 영역에 대한 영업력도 크게 제고됐다.

조 부사장은 "변액보험 총자산 5년 수익률은 40.9%로 미래에셋생명을 제외한 업계 평균인 24.5%와 비교하면 16%포인트(p) 이상 초과 달성했다"며 "명실상부 변액보험 강자로서의 입지를 유지하면서도 올해는 제3보험 중심의 성장전략을 추진하고자 영업 조직의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미 미래에셋생명은 제3보험 마케팅에 적합하도록 영업 조직 재편을 완료한 상태다. 청약과 심사 프로세스 등 현장 지원 업무도 개선했다.

IFRS17 도입 2년 차, 미래에셋생명에 올해 목표로 하는 재무적 성과를 묻자 '모두가 인정하는 숫자'를 이야기했다.

조 부사장은 "무조건 보수적이지도, 무조건 낙관적인 것도 경계한다"며 "소비자와 감독 당국, 그리고 조직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인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정을 산출해 예실차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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