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브룩필드 채무불이행에 헐값 매각…인수가 2천억 거론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국내 대체투자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칸서스자산운용이 해외 대체투자 시장에도 도전한다.

최근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경기가 위축되면서 가격이 급락한 데다, 미국 정부의 재정 정책 방향이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부동산 투자 적기가 도래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칸서스자산운용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777타워(777 S Figueroa St)'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LA 다운타운의 마천루를 이루고 있는 52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인 이 빌딩의 소유주는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인 브룩필드에셋매니먼트다.

브룩필드는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에서 손꼽히는 자산운용사다. 실물 자산에 대한 120년 이상의 운영 전문성을 자랑하는 곳으로 세계 30개 국가 이상의 우량 자산에 장기간 투자해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해당 빌딩과 관련한 약 3억 달러 수준의 채무를 값지 못하면서 777타워가 매물로 나왔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인수가는 1억4천500만 달러(한화 약 2천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실사를 거쳐 인수가 마무리된다면, 칸서스자산운용은 미상환 채무보다 50% 가까이 낮은 가격에 빌딩을 인수하게 되는 셈이다.

칸서스자산운용이 해외 부동산 매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21년 대체투자본부를 신설하며 대체투자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한 이래 지난해 여수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이처럼 최근 IB업계는 해외 부동산 등에 대한 대체투자를 예의주시하는 추세다.

최근 몇 년간 국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높은 이자율과 경기 불확실성, 그리고 기업의 비용 절감 등이 맞물려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특히 팬더믹 종료와 맞물려 기업이 직원들을 다시 오피스로 불러들이는 'RTO(Return to Office)' 현상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주요한 투자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택 및 원격 근무가 일반화했지만, 이제는 사무실 근무를 의무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연내 3회에 걸친 금리 인하를 예고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방향도 호재다.

지난 20일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다섯번째 동결하며 연내 0.25%포인트(P)씩 3회 인하를 내다봤다.

통상 금리 인하는 시장의 유동성을 늘려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리는 전제 조건으로 여겨져왔다.

실제로 이미 미국 현지에서는 상업용 부동산의 위기가 끝났다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기도 하다.

미국의 글로벌 부동산컨설팅 기업 콜드웰뱅커리처드엘리스(CBRE)는 사무실 임대 수익의 3분의 2 이상을 만들어내는 A급 부동산의 경우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부동산 매입에 따른 대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져 은행 등 관련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소위 '알짜' 매물들은 속속 매각에 성공하는 사례도 나온다.

미국 LA에서 세번째로 높은 빌딩인 AON 타워는 지난해 말 10년 전 가격의 45% 수준에 매각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 분위기가 확실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풀리는 분위기"라며 "경기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나온 해외 알짜 매물들이 꽤 있다. 매크로 환경의 추세를 생각하면 오히려 투자 적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LA 소재 '777 타워'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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