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ETF 자체점검 나서…"시장 타격은 없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선물매매로 1천300억원 손실을 입은 신한투자증권이 유동성공급자(LP)로서 호가제공 업무를 일시 멈춘 가운데, 자산운용업계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이 최근 호가제공 등 LP 업무를 일시 중단한 ETF는 총 441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8월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ETF LP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매매로 1천3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선물매매 과정에서 담당 직원이 허위 스와프 거래를 등록해 손실을 감추려는 정황이 발견되면서 논란이 커지자 금융감독원은 전일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금감원 현장검사가 이뤄지는 동안 손실발생 부서의 ETF LP 업무(초기자금 설정 및 호가제공 등)를 중단한다고 거래 운용사들에 통보한 상태다.

통상 LP로 참여하는 증권사는 ETF 신규 상장 시 초기자금을 설정하거나 ETF 가격과 실제 순자산가치(NAV) 차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한다.

신한투자증권이 LP 업무를 중단한 ETF만 441종목에 이르지만, 해당 ETF의 유통이나 운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이 전체 ETF LP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하우스는 아니다"라며 "ETF 상품 하나당 LP 증권사가 2곳 이상 복수로 등록하기 때문에 신한투자증권이 LP 업무에서 일시 제외되더라도 호가제공이나 자금설정 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의 선물매매 운용손실이 회사의 운용손실에 그칠 뿐 ETF 투자자들에게 전가되는 건 아니라는 점에서도 운용업계에선 이번 사태가 ETF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운용사 입장에선 거래 상대방인 LP 증권사의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진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신한투자증권 담당 직원은 ETF 선물매매 과정에서 통상적인 스와프 거래인 것처럼 허위로 등록해 손실 발생사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번 신한투자증권 사건의 경우 허위 스와프 계약이 문제가 된 것인데, 운용사는 거래소에 등록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데다가 운용자산을 수탁사에 맡기고 있어 운용사에서 이같은 사고가 일어나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다만 LP 쪽에서 이슈가 터졌으니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운용사는 신한투자증권이 LP로 참여한 자사 ETF 상품에 문제가 없는지 자체 점검에 나섰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증권사 내부 문제로 보고 있긴 하지만 ETF 생태계에 속한 거래 상대방에게 사고가 났기 때문에 신한투자증권이 LP를 맡은 상품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문제가 없는지 등을 자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투자증권 여의도 TP타워 본사
[신한투자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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