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풋 갭 마이너스로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가 공식 입장"
"이달 금통위서 내년 성장률 전망 상향할 수 있어"
"원화 약세, 대부분 대외 요인 때문…과도한 변동성시 개입"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네거티브(마이너스) 아웃풋갭을 고려하면 완화적 통화 사이클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면서도 "금리 인하 폭이나 시기 혹은 방향의 전환은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2일 '핀테크 페스티벌'이 열리는 싱가포르에서 블름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말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한 바 있다. 7월과 8월에 이어 3차례 연속 회의에서 동결을 택한 것이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대책에도 서울 아파트 등 수도권 주택 가격이 큰 폭의 오름세를 지속하고 환율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등 금융안정 우려가 커진 것이 금리 동결의 배경이었다.
이 총재는 아울러 이달 말 열리는 금통위에서의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도 했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한 바 있는 데 시장에서는 1.8%대로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디커플링에 대한 질문에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정책 경로는 대내적인 요인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금리가 낮아지면 중앙은행으로서는 독립적으로 움직일 재량을 더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선, "적어도 빠르게 올라갔던 것에서 둔화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만으로는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할 수 없다"면서도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의) 불길을 잦아들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급 측면의 대책 등 정부의 장기적인 조처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60원대 이상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해선 대부분 대외 요인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미중 교역 관계의 변화와 미국의 인공지능(AI) 주식 변동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그럼에도 시장이 이런 불확실성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이 지속할 경우 당국이 개입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4,100선을 넘어서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에 대해선 AI와 반도체를 둘러싼 낙관론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그는 밸류에이션 우려와 시장 변동성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글로벌 동종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억제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시장의 고평가 징후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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