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중심 기업 실적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워낙 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7개월 만에 장중 1,470원 선을 돌파하고 10년 국채선물이 장중 90틱 급락하는 등 채권·외환시장이 요동치지만, 코스피는 기관의 강력한 매수세에 힘입어 1%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가파른 원화 약세가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 속에서도 반도체 등 수출 주도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지수를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12일 오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3.50포인트(1.06%) 오른 4,149.89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보합세로 출발했지만 금융주와 제약주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다. 에이비엘바이오 글로벌 빅 파마 일라이 릴리와 3조8천억원 규모의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제약주 투심이 고조됐다.
반면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이 1,460원대 후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장중에는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맞물리며 한때 1,470원까지 고점을 높여 지난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채선물은 이날 오후 장에서 낙폭을 확대해 90틱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 전망 수정에 따라 통화정책 경로를 재점검할 수 있다는 등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은 여파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 후퇴'를 의미하는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선방하는 이례적인 흐름이다.
시장은 환율 상승이라는 악재보다 기업 실적이라는 펀더멘털에 더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원화 약세가 수입 물가 상승 등 경제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 기업의 원화 환산 이익을 높이는 긍정적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 약세는 강달러 등 외부 요인과 국내 특정 수급 요인이 결합된 결과"라며 "환율 변동성 확대는 분명 경제에 득보다 실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환율 부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워낙 크다 보니 원화 약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상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관심이 거시 경제의 불안감보다는 개별 기업의 이익 증가 동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원화 가치가 안정을 찾으려면 한국의 펀더멘털 개선이 확인돼 글로벌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매수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며 "당분간 증시는 기업 실적을 가장 중요한 동력으로 삼아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급상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천억원 중이다. 기관이 9천억원 순매수하고 있고 개인이 4천500억원 순매도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05포인트(2.38%) 급등한 905.32를 기록하며 강한 상승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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