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HMM[011200]이 글로벌 해운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전년 대비 80%나 감소한 실적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미·중 갈등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선복량 증가가 구조적 성격을 띠고 있어 국적 선사인 HMM의 어려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HMM은 13일 3분기 매출액 2조7천64억원, 영업이익 2천968억원, 당기순이익 3천38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0%나 급감했다.
업항 악화는 이미 예상됐지만 HMM의 실적은 예상치도 하회했다. 연합인포맥스가 국내 주요 증권사 5곳의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HMM은 3분기 2조7천802억원의 매출과 5천3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액은 전망과 비슷하게 나왔지만, 영업이익은 실적 악화를 증권사 전망치 대비로도 55.4%나 낮았다.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하락이 HMM 실적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3분기 평균 1천481포인트(p)로 전년 동기 3천82p 대비 52% 하락했다.
SCFI 하락에는 올해 3분기 미국 보호 관세가 본격화하면서 물동량이 급감한 여파가 작용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북미 항로의 물동량은 2025년 0.7%, 2026년 2.6% 감소한 뒤 2027년에 가서야 3.0% 증가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황 악화는 수요 측면인 물동량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컨테이너선 공급은 작년 10.4% 증가에 이어 올해 6.6%, 내년 4.0% 증가하고, 2027과 2028년에는 각각 6.5%, 7.1%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르면 작년 3천8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였던 총 선대 규모는 2028년 3천890만TEU까지 늘어난다.
수요와 공급 측면이 모두 업황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북미 항로 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운임은 올해 2천884달러에서, 2026년 2천167달러, 2027년 2천76달러, 2028년 1천978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추세 반전이 있을 만한 재료가 없다"며 "선박은 계속해서 인도되고 있고,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의 의결 지연 등으로 노후선의 교체는 일시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나 수입국인 미국이 'made in USA'를 표방하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컨테이너 시황의 버팀목인 미주향 수출 화물량의 감소는 잠재된 리스크"라고 우려했다.
해운사들은 화주를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운임을 올리는 일괄운임인상(GRI)을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선복량 증가에서 나타나듯 해운사 간의 치킨 게임이 벌어지는 양상이라 이 같은 시도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HMM은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약보합세가 예상되나, 선사 간 공급 조절 노력과 2026년도 장기계약 협의를 대비한 운임 인상 시도를 통해 시장 운임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MM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신속한 타사 동향 파악 및 선제 대응으로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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