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85%p 이상 하락…부실 PF 정리에 충당금 적립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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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허동규 기자 = 저축은행 업권의 올 3분기 유동성비율이 연초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펀드와 NPL 자회사를 통해 부실 PF를 대거 정리하면서 이전처럼 과도한 유동성을 보유할 필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뱅크런 등 위기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재무관리 모드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3분기 저축은행 업권의 유동성비율은 122.31%로 집계됐다. 유동성비율은 올 1분기 207.30%에서 2분기 189.26%로 떨어졌고, 3분기에도 67%포인트(p)가량 추가 하락했다.

유동성비율은 만기 3개월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 및 예금에 대해 즉시 지급할 수 있는 원화 자산의 보유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배경에는 업권 전반의 적극적인 부실 PF 정리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저축은행은 올 상반기에만 3·4차 PF 정상화펀드를 통해 약 1조4천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한 데 이어 3분기에도 7천100억원 규모의 5차 공동펀드를 조성함에 따라 부실 PF를 상당 부분 정리했다.

최근 몇 년간 PF 부실 리스크에 대비해 현금·유가증권 등 유동성 자산을 확대해 왔지만, 부실 위험 우려가 완화되면서 과도한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부담이 줄어든 데다, 이미 적립한 충당금을 회계상 수익으로 인식하면서 유동성을 쌓아둘 유인이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정보공개 플랫폼상의 PF 익스포저도 4천831억원으로 9월 말(8천694억원)에 비해 3천863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각 추진 중인 PF 사업장 역시 36개에서 26개로 줄었다.

한편, 3분기 유동성비율의 하락과 예금금리 인하 사이의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67%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는 유동성이 충분한 상황에서 수신 경쟁을 이어갈 동력이 사라진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재 저축은행 업권의 대출 자산은 예대율 규제 정상화에 더해 연체율 관리에 따른 보수적인 대출 집행 기조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9월 말 기준 여신 잔액은 93조4천억원으로 6월 말(94조9천억원) 대비 1조5천억원 줄어 최근 4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예금금리 하락은 원인이라기보다는 유동성이 충분한 데 따른 결과에 가깝다"며 "많은 유동성을 가지고 있어야 할 유인이 없는 이상 수신금리는 비용인 만큼 경쟁사보다 조금 더 높이거나, 여유자금이 많을 경우 오히려 전략적으로 낮추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dgh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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