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허동규 기자 = 이달 들어 카드채 금리가 3%대로 오르면서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카드채 발행을 미루는 대신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 단기물 중심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이 전해지면서 채권시장 내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한 가운데 향후 카드사들이 어떤 조달 전략을 취할지 주목된다.
2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카드채 'AA+' 등급 3년물 민평금리는 이달 들어 한때 3.339%까지 오르며 3.3%를 넘어섰다.
카드채 'AA+' 등급 3년물이 3.3%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4년 11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해당 등급 카드채 금리는 지난달 초 2.8%대 수준이었지만, 한 달 사이 40bp 넘게 뛰었다.
이는 정부의 10·15 대책 발표 이후에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유지되고,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수출 및 성장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는 등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약해지며 국고채 금리부터 급등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2.865%로 지난 10월 15일 2.522%보다 34.3bp 올랐다.
금리 상승으로 조달 여건이 나빠진 카드사들은 최근 전반적으로 카드채 발행을 미루는 모양새다.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11월 들어 카드채는 전일까지 총 2천900억원 발행됐다. 같은 기간 8개 전업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의 카드채 순상환 규모는 8천650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신 카드사들은 최근 향후 금리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단기물 위주의 CP나 전단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실제로 연합인포맥스 CP/전단채 종목검색(화면번호 4710)에 따르면 8개 카드사가 11월 들어 발행한 CP와 전단채는 총 13조8천3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0월 한 달 간 발행한 금액보다도 3조7천300억원 많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도 카드사들이 금리가 안정화될 때를 기다리며 당분간 단기물을 중심으로 조달 전략을 조정하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 12일 이창용 한은 총재가 외신과 인터뷰 등에서 금리 인하 기조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며, 일부 시장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한은이 향후 금리 인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어 카드사들의 금리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마다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으나, 금리 상승 영향으로 장기채 발행보다 단기로 조달했다가 향후 금리가 안정화됐을 때 차환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시적 현상일지 트렌드가 될지는 아직 기간이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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