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랩·ELS 판매 증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내외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른바 '불장'이 이어지자, 직접투자에 익숙지 않은 고객들도 증권사로 몰리고 있다.
이번 상승장에서 증권사들은 직접 투자자들로부터 벌어들이는 거래수수료뿐만 아니라 펀드, 랩,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 판매에서도 빠르게 수익을 확대했다.
18일 주요 대형 증권사의 3분기 실적자료를 집계한 결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의 금융상품 잔고는 올해 9월 말 기준 약 646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특히 7~9월 사이 판매 속도가 두드러졌다. 이 기간 금융상품 잔고는 약 40조원 늘어 올해 상반기 증가 폭인 47조원에 근접하는 수준을 3개월 만에 달성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금융상품 잔고는 9월 말 기준 각각 89조7천억원과 206조4천억원으로, 3개월 동안 8조7천억원과 9조원 늘었다. 이는 올해 상반기 동안 늘어난 규모인 각각 6조7천억원과 7조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금융상품 잔고도 각각 171조원과 178조9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증가 폭이 12조원과 9조7천억원에 달했다. 올해 내내 리테일 상품 판매에 힘주면서 매 분기 꾸준히 늘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반기 증가 속도보다 가팔랐다.
전체적으로 가장 잔고가 많이 증가한 금융상품은 수익증권과 펀드 등 집합투자증권이었다.
삼성증권은 펀드 잔고가 14조7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4천억원 늘며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잔고가 2조8천억원 늘어난 데 이어 집합투자증권 잔고도 1조9천억원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수익증권 잔고가 2조원 늘어 신탁 잔고 다음으로 큰 증가세를 기록했다. 개인고객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수익증권 잔고가 1조3천억원 늘어 환매조건부채권(RP) 및 발행어음 다음으로 증가 폭이 컸다.
국내외 증시가 하반기 들어 더욱 가팔라지면서, 직접투자 경험이 적은 고객층도 간접투자 상품을 통해 증권사로 유입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흐름이다.
증시가 강세를 보일 때 리테일 부문의 수익 기여도가 커지는 만큼, 각 사는 금융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대체투자 상품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퇴직연금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가속하는 추세다.
특히 금융상품 판매는 단순 리테일 수수료 수입뿐만 아니라 이를 헤지 운용하면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북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중요한 채널로 평가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시점부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직접투자 비중이 높아졌음에도, 이번 상승장에서 펀드, 랩, ELS 등 금융상품 판매가 증가했다"며 "ELS도 과거 홍콩H지수 폭락으로 판매가 저조했으나, 보수적인 영업 기조를 지닌 삼성증권도 올해부터 매 분기 잔고를 늘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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