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정일문 등 하마평 무성했지만 불출마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서유석 현 회장과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이현승 전 SK증권·KB자산운용 대표의 3파전으로 최종 확정됐다.

막판까지 거론되던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 등 '거물급 인사'의 등판은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자본시장 구조 개혁 등 산적한 현안을 풀기 위해 정책 대결이 펼쳐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현직 회장의 연임 도전과 관련된 공정성 시비 등 잡음이 먼저 불거지는 모양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이날 오전 10시 차기 회장 후보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서유석 회장, 황성엽 대표, 이현승 전 대표 등 3명이 등록을 마쳤다.

이번 선거는 당초 업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대거 거론되며 판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특히 현직인 서유석 회장이 미래에셋그룹 출신인 만큼, 한국투자금융지주 출신의 정일문 부회장이나 정영채 전 사장(현 메리츠증권 고문) 등 중량감 있는 인사가 등판해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라는 기대감이 컸다.

이에 막판까지 이들의 행보가 최대 변수로 꼽혔으나 끝내 불출마를 선택하면서 선거는 최종 3파전으로 압축됐다.

대진표는 확정됐지만 선거 초반 분위기는 정책 대결보다 선거 과정의 잡음에 쏠려 있다.

가장 큰 쟁점은 2009년 금투협 출범 이후 최초로 연임에 도전하는 서유석 현 회장을 둘러싼 '현직 프리미엄' 논란이다.

서 회장은 전일 연임 도전을 공식화하며 "공정성을 위해 별도 외부 사무실을 마련하고 직무와 선거 운동을 엄격히 분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회원사별 의결권 비중 파악이나 네트워크 접근성 등에서 현직 회장과 도전자 간에 정보 비대칭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서다.

또 서 회장은 출마의 변을 밝히면서도 "아직 공약을 이야기하기엔 이른 시점"이라며 구체적인 청사진 제시를 유보했다. '비욘드 코스피 5000'이라는 비전과 업무 연속성을 강조하긴 했으나, 세부 실행 방안 발표를 미루면서 선거 초반 정책 검증이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서 회장의 '친정' 격인 미래에셋그룹조차 연임에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는 점도 변수다. 미래에셋 측은 협회장 단임 관행과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실상 서 회장의 연임에 반대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회원사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현직 회장의 도전이라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경쟁자인 황성엽 대표는 현직 자산운용사 출신 협회장과는 다른 중소형 증권사 대표이자 38년 경력의 정통 '증권맨'으로서의 현장 경험을, 이현승 전 대표는 증권과 자산운용사를 두루 경험한 관료 출신으로서의 대관 능력과 유연한 소통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금투협 후추위는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다음 달 초 최종 후보자 명단(숏리스트)을 확정할 예정이다. 차기 회장은 12월 중순 열리는 회원사 총회 투표를 통해 선출되며,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이다.

금융투자협회
[촬영 안 철 수] 202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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