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손지현 기자 = 1호 종합금융투자계좌(IMA) 탄생으로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조달 자금의 일정 비율이 모험자본 공급으로 유입될 터라 A급 회사채 등 채권시장으로의 수요 확대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발행어음에 이어 IMA 탄생으로 증권사들의 몸집이 커지면서 이들이 서울 채권시장에서 수급 완충 효과를 자아낼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IMA가 신규 유동성 공급이 아닌 데다 대부분 채권보단 기업금융 자산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설 터라 반사 이익 수준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첫 삽 뜬 IMA, 모험자본 공급발 수급 청신호
20일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호 IMA 탄생에 대해 크레디트 시장의 지지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당국은 전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종투사 지정을 심의·의결했다.
키움증권에 대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투사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IMA, 키움증권은 발행어음 업무가 허용된다.
발행어음과 IMA로 조달한 자금의 일정 비율은 모험자본 공급에 활용된다.
IMA 모험자본 공급의 경우 A급 채권 매입이 포함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A급 회사채 투자로의 쏠림 효과에 대비해 A등급 채권 및 중견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모험자본 공급의무액의 최대 30%까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BBB급 이하 채권은 한도 적용을 받지 않는다.
A급의 경우 인정 비율이 제한되긴 하지만 회사채 투자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크레디트 시장에는 수급 부담을 줄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A급 이하 기업의 경우 업황과 펀더멘탈 우려로 조달 자체가 어려웠다는 점에서 IMA가 완충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모험자본 투자 측면에서 A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신규 수요가 유입될 터라 크레디트 시장의 약한 고리를 다소 눌러주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 경우 그보다 우량한 크레디트를 운용함에 있어서도 보다 지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내 증권사들은 IMA와 발행어음 인가 등에 대비해 미리 크레디트 물량을 담아왔다.
이는 지난달부터 이어진 금리 급등기에 크레디트물 부담을 일부 상쇄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크레디트물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지만, IMA 인가 등에 대비해 여전채를 담았던 일부 증권사들이 물량을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면서 유통금리 상승세를 일정 부분 방어하는 효과가 드러나기도 했다"고 짚었다.
◇유동성 확대, 채권 매입 효과 '글쎄'
다만 아직 IMA발 크레디트 수급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IMA의 경우 기존 고객의 자산을 통합 운용하는 계좌라는 점에서 신규로 유동성을 확대하진 않는다.
실제 조달 효과가 있는 발행어음과는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신규 유동성 공급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직은 그 효과를 판단하기 일러 보인다"며 "해당 자금이 발행어음으로 가거나 증권사 간의 자금 이동에 그칠 수도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IMA의 매입 자산이 채권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기대감을 낮추는 요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IMA의 규모가 크긴 하지만 대부분 채권보단 기업금융 자산을 담도록 포트폴리오가 짜일 것"이라며 "절대적인 운용 규모 확대에 따른 반사 이익 정도만을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시장 환경 또한 변수다.
IMA 등장으로 A급 이하 회사채 매수 수요가 늘더라도 시장 전반의 활황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크레디트 시장의 양극화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시중은행의 채권 딜러는 "IMA 등장으로 회사채 쪽이 상대적으로 좋을 순 있지만 금리 인하기가 끝나가는 시장 상황을 보면 크레디트 내에서도 차별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크레디트 시장은 레포펀드가 관건인 터라 이 부분이 차환되지 않는다면 여전채 부담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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