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할 예정인 주택저당증권(MBS)에 모처럼 수요가 대거 몰렸다.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실링(희망 금리밴드 상단)이 올라가자 대부분의 만기물에 주문이 밀려 들었다.

채권시장 '발작'에 따른 크레디트물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하자 주금공은 조달을 미루는 '지연 전략'을 통해 타이밍을 살피는데 주력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주금공은 오는 25일 총 8천억원 규모의 MBS를 발행한다.

만기는 1년물 600억원, 2년물 1천200억원, 3년물 1천100억원, 5년물 1천400억원, 7년물 1천100억원, 10년물 1천100억원, 20년물 1천200억원, 30년물 300억원 규모다.

주금공은 지난 21일 입찰을 통해 이번 발행물의 가산금리(스프레드)를 확정했다.

1년물은 동일 만기 국고채 금리에 33bp, 2년물 19bp, 3년물 18bp, 5년물 20bp, 7년물 54bp, 10년물 64bp, 20년물 71bp, 30년물 76bp를 더한 수준이다.

입찰에는 대부분의 만기물에 넉넉한 주문이 유입됐다.

1년물에만 4천4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2년물에 4천200억원, 3년물에 5천700억원, 5년물에 4천500억원이 들어와 경쟁률을 높였다.

7년물에는 1천100억원이, 20년물에는 2천800억원이, 30년물에는 800억원이 들어왔다.

다만 10년물에는 700억원의 수요가 확인돼 소규모 미매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이달 초와 비교하면 상당히 대조적인 분위기다.

당시 국고채 금리 급등이 크레디트물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일부 공기업은 동일 만기 민평 대비 두 자릿수 높은 발행 스프레드를 감수하기도 했다.

특히 한전채가 입찰에서 강한 약세를 드러내면서 시장에 충격이 커졌다.

주금공 MBS 부담도 상당했다.

앞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MBS는 앞선 입찰에서도 부진한 수요가 드러났다.

이어 한전채가 입찰에서 스프레드를 높인 이튿날 주금공 MBS 또한 투자자 모집이 예정돼 있었다.

이에 주금공은 무리하게 시장을 찾기보단 연기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주 중반부를 기점으로 크레디트 시장에 차츰 온기가 감지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국고채 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크레디트물의 금리 매력이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붙기 시작했다.

MBS 역시 달라진 시장 눈높이에 맞춘 실링이 투자 매력으로 부상했다.

주금공은 이번 입찰물의 실링으로 1년물 45bp, 2년물 30bp, 3년물 30bp, 5년물 35bp, 7년물 54bp, 10년물 64bp, 20년물 95bp, 30년물 94bp를 설정했다.

앞서 지난달 말 진행한 입찰에서 실링이 10bp 후반대를 보이기도 했다는 점은 그간의 시장 금리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MBS 실링이 높아지면서 은행채보다도 금리 메리트가 부각됐다"며 "기관들의 매수세가 붙은 배경"이라고 말했다.

거센 매수세 속에서 주금공은 7년물과 10년물을 제외한 모든 만기물의 발행 스프레드를 실링 대비 10bp 이상 낮췄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실링이 좋다 보니 매수세가 거셌다"며 "2주 전 시장 상황이 안 좋았을 때 무리하게 조달에 나서기보단 타이밍을 기다렸던 게 신의 한 수였던 듯하다"고 전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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