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4.2.5 ryousanta@yna.co.kr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권에선 '4월 PF 위기설'이 회자했다. 그럴 때마다 당국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진화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그러한 판단은 분명 합리적 의심이었다. 드러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두가 위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 당국의 스탠스는 여전히 '정중동(靜中動)'이었기 때문이다. 연착륙이라는 미명하에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과 자산유동화증권의
최근 국내 증권시장의 화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디스카운트,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다. 금융당국이 K디스카운트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하면서, 은행과 증권 등 금융주는 물론 자동차와 유통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정부 정책과 더불어 기업가치 개선 기대감인 반영된 영향이다.◇ K디스카운트 해소 기대에 주식시장 '들썩'해외 주요 기업과 비교해 현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수치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을 위주로 매수가 폭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K
미국 주식시장에서 F5(Fabulous 5)가 주목받는다고 한다. F5는 환상적인 다섯 종목을 말하는 것으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스, 알파벳(구글), 아마존 등이 포함돼 있다. 작년 한해 유행처럼 번졌던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 M7)'를 F5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M7에서 테슬라와 애플을 빼고 5개 회사가 올 한해 빛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다.F5에 포함된 회사의 공통점은 인공지능(AI)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
포스코그룹이 연일 동네북 신세가 되고 있다. 차기 회장 인선을 둘러싸고 경찰 수사 소동까지 불거지면서다. 지난해 사외이사들을 동반한 '캐나다' 이사회가 적절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다.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내외부 인사들은 해당 쟁점이 인선에 파장을 몰고 올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작 포스코가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뒷전이 됐다. 포항 영일만의 모래사장에서 오늘날 포스코의 터전을 다진 고 박태준 회장이 추상같이 나무랄 법한 장면이다. ◇ 포스코 일군 박태준이 진보·보수 양진영에서 헌사
한국은 신흥국이다. 경제 규모로 볼 때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가 언제인데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자산배분 관점에서 보면 한국 자본시장은 분명 신흥국이다.한국의 코스피는 MSCI 이머징마켓에 있다. MSCI는 미국의 모건스탠리, 좀 더 정확하게 하자면 모건스탠리의 자회사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다. 한국은 MSCI 선진시장 진입을 위해 수년간 노력했지만, 이머징마켓에 머물고 있다.MSCI 선진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1년 이상 오른 뒤 리뷰를 통한 시장 승격
우리 금융시장은 피로감으로 무대응 일색이지만 북한은 지치는 기색이 없다. 작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동족이 아닌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한 후 새해 들어 도발의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북한에 대한 국제 정세의 변화도 보인다. 최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회동하면서 중동, 우크라이나 등의 현안과 함께 북한 문제(중국은 한반도 문제로 표현)도 다뤘다. 이 자리에서 미국은 중국이 비핵화 쪽으로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전쟁이 임박했다고 볼 단계는 아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플랫폼 독과점 폐해를 줄일 수 있는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 제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기정 위원장은 플랫폼 시장의 경쟁 활력을 높이고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23.12.19 superdoo82@yna.co.kr플랫폼법은 공정위가 독점력을 가진 핵심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 지정하고, 이들이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을 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을 이룬다. 요약하면 독과점 플랫폼으로 지정된 기업에 대해 사전 규제를 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전액을 납부하며 채권단과의 협상 물꼬가 다시 트였다.또한 태영건설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천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 이행 외에 추가 자구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모습. 2024.1.8 superdoo82@yna.co.kr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청룡의 해를 맞아 부푼 기대감을 품고 출발한 2024년 갑진년 1월 국내 금융시장에 뜻하지 않은 한기가 돌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해 12월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고, 달러-원 환율도 예상과 달리 가파르게 상승(원화 약세)했다. 채권값도 오히려 하락(채권금리 상승)하고 있다. 연초부터 원화 자산이 이른바 '트리플 약세'를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지난해 2,655.28로 장을 마쳤던 코스피지수는 영업일 기준으로 거의 보름 만인 22일에는 2,464.35까지 하락했다. 올해 들어 벌써 7% 이상 떨어졌다. 다른 주요국의 증시와
여의도 증권가에서 올해는 선거로 시작해서 선거로 끝나는 해라는 말이 돈다.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이라는 평가를 받는 대만의 총통 선거를 시작으로,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이 끝이라는 얘기다. 중간에 다양한 국가에서 선거들이 있다. 6월에는 유럽의회 선거도 있고, 우리나라 역시 4월에 총선을 치른다. 시장에서 관심을 뗄 수 없는 정치 외교 이벤트들이 한해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죽하면 경제의 운명을 좌우할 정치라는 뜻에서 폴리코노미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지난주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친미파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상반기 내내
서울금융시장이 바짝 얼어붙었다. 홍콩H지수(HSCEI)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연계증권(ELS:Equity Linked Security)의 파동 조짐이 일면서다. 특히 일부 지수형 ELS 상품은 '녹인(Knock-in, 원금손실)' 구간 진입을 눈앞에 두면서 채권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됐다. 지수형 등 ELS 설정 잔액의 상당 부분은 채권 형태로 운용되는 탓이다. 해당 상품을 운용하는 증권사가 녹인으로 타격을 입으면 채권 포지션 조정압력에 노출된다.◇ 2015년의 타임루프더 놀라운 점은 해당 소동이 약 9년 전에도 판
2023년 1월 첫 칼럼의 제목은 '3高 해방일지의 시작'이었다. 2022년 말 정점에 달했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서 촉발한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면서 새해 들어 낯선 평화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연초부터 해방이 시작되면서 금융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이렇다 보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도산 같은 갑작스러운 변수에 적잖이 당황했다. 그 뒤에도 시장의 놀람은 연중 내내 계속됐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새마을금고 사태, 해외상업용 부동산 시장 냉각, 국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 하루 전 SEC 소셜미디어 계정 해킹으로 '가짜 뉴스' 소동이 벌어지는 등 우여곡절 끝에 미국 증시에서 제도권 자금을 비트코인에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된 셈이다.거래 첫날인 11일에는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종목코드 GBTC)를 비롯해 총 11개 현물 ETF에 수요가 몰리면서 총거래 규모가 46억달러(약 6조원)에 달했다. 현물 ETF를 상장한 자산운용사는 그레이
SK그룹 측의 실수인 줄 알았다. 연초 최태원 회장의 SK하이닉스 공장 현장방문 기사에 올라온 한장의 사진을 보고 든 생각이다. 사진 속 최 회장의 손에는 무언가 들려있지만, 음영 처리돼 정확히 알아보기 어렵다. 해당 사진을 제공한 SK그룹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웨이퍼란 설명을 단 것을 보고서야 이해가 됐다. 기술 보안을 위한 음영 처리였다. 웨이퍼 사진만으로도 핵심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이 사진 한장에 많은 의미가 담겼다. 최 회장이 올해 들어 가장 먼저 찾은 현장이 반도체 공장(이천캠퍼스)이다. 작년
연말·연초 부동산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시장에 비관론이 확산하면서 전국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줄고 매물은 늘어나고 있다. 가격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등 각종 경제변수까지 불확실한 탓이다. 이런 와중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라는 뇌관까지 터지면서 바야흐로 부동산시장은 한 치 앞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사실 PF 부실 우려와 부동산발 경고음은 작년 초부터 울렸다. 당시 정부는 대출을 비롯한 각종 규제 완화와 정책자금 투입 등 강력한 부동산 부양책으로 위기를 넘겼다. 특히 9
올해는 인구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중대한 기로를 맞는 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대학교에 입학하는 학생 수가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드는 이른바 '트리플 인구절벽'이 시작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올해 유치원에 입학하는 2020년생은 고작 27만명밖에 되지 않는다. 2010년대만 해도 40만명대였던 출생아가 20만명대로 줄어든 것으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저출산이 본격적으로 학령인구에 적용됐다고 할 수 있다. 2022년 출생아는 25만명이고 2023년은 합계출산율 0.7로 최저치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도 있다.저출산이 계속되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ㆍ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2024.1.2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ihong@yna.co.kr특히 개장식 축사에서 윤 대통령은 "증시는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장'이자, 국민의 자산 축적을 지원하는 '기회의 사다리'다. 계층의 고착화를 막고 사회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투자 분야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주식 투자를 계층 간 사다리를 뛰어넘을 기회로 본 게 눈길을 끈다. 사실 주식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실상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완화적 스탠스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폭이 100bp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시장 참가자들의 성급한 피벗 관측에 줄곧 선을 그어오던 연준이 급격하게 입장을 바꾸자 시장에선 여러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연준이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는 등 경제 상황의 변화에 맞춰 시장의 금리 방향성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이른바 'F(Finance)4' 멤버들은 전날 회의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가능성과 그에 따른 부동산 PF 현안 등을 논의했다.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태영빌딩에 태영건설 깃발이 펄럭이는 모습. 2023.12.27 mon@yna.co.kr*그림2*시공 능력 16위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정 정책수장들이 연거푸 부동산 PF의 연착륙 필요성과 선제적인 옥석 가리기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완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부동산발 부실이 확산하면 건설사의 줄도산이 현실화하고 부동산 PF 대출이 많은 상호금융권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4일에는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방송에 출연해 나빠진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