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리콥터 머니'는 중앙은행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정부 등 시중에 공급하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일컫는다. 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등 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을 다 썼는데도 디플레이션 위험이 지속될 때 검토된다.

헬리콥터 머니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지난 1969년 하늘에서 1천달러짜리 지폐를 뿌리는 상황을 가정해 처음 사용했다.

지난 2002년에는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한 연설에서 경제가 불황에 직면할 경우 헬리콥터로 돈다발을 뿌려서라도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했고,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최근 일본에서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에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헬리콥터 머니가 선택 가능한 정책 수단으로 떠올랐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13일 중앙은행이 직접 정부에 자금을 지원해 경기를 부양하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이 일본 정부의 검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제자문인 혼다 에쓰로(本田悅朗) 내각관방참여는 최근 아베 총리에게 "지금이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펼 기회"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총리 경제자문 하마다 고이치(浜田宏一) 예일대 명예교수도 전날 단 한 번 시행한다는 조건으로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전날 혼다 내각관방참여의 권유로 버냉키 전 Fed 의장과 회동한 사실도 헬리콥터 머니 도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 이러한 전망이 확산하자 일본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일본 정부가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장관은 "정부는 디플레이션 퇴치를 위해 과감한 경기 부양책을 계획하고 있다"면서도 "적절한 통화정책 결정은 일본은행(BOJ)에 달려있다"고 선을 그었다.(산업증권부 노현우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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