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최근 미국 뉴욕증시가 변동성을 확대하면서 올해 상승장을 주도한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 5곳의 전망에 시선이 모인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앞으로 증시가 약세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는 우려가 만만찮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대형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NAS:MSFT), 엔비디아(NAS:NVDA), 애플(NAS:AAPL),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NAS:GOOGL), 테슬라(NAS:TSLA)의 주가 상승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상승률에 절반 이상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기간을 올해 전체로 넓히면 S&P500 지수의 올해 상승률인 24%에서 이들 5개 종목의 기여도는 3분의 1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한해 투자자들은 수익성이 높은 거대 기술 회사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고, 미 증시는 전반적으로 빅테크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골드만은 상승장에서 얼마나 많은 종목이 함께 올랐는지를 뜻하는 '시장 폭(market breadth)'의 변화를 연구했는데, 그 결과 올 4~10월에는 시장 폭이 매우 가파르게 좁아졌다고 분석했다. 시장 폭이 이렇게나 좁아진 것은 1980년 이후 11번밖에 없었으며, 2018년 이후 처음이었다.

전문가들은 미 증시 전반이 소수 종목에 좌우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투자자문사 젠트러스트의 올리비에 사파티 증권 담당은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취약성"이라며 "소수 종목에 너무 많은 돈이 쏠려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액소닉캐피탈의 피터 체키니 이사는 "빅테크의 실적이 무너진다면, 그 무엇도 시장을 지탱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 분석가들은 시장 폭이 좁아진 이후 S&P500 지수는 1개월, 3개월, 6개월, 12개월 동안 평균 이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애플,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테슬라의 주가는 최소 4.2%씩 모두 떨어지면서 S&P500지수가 2% 가까이 뒷걸음치는 데 일조했다.

내년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조기 종료와 금리 인상을 앞두고 빅테크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가 실시한 주간 심리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6개월 동안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은 이달 초 42%까지 뛰어올라 1년여 만에 투자 심리가 가장 약세를 보였다.

기업 실적이 악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스톤X 그룹의 빈센트 들루어드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최근 300개 이상의 기술 기업 주가가 종전의 최고치 대비 50% 이상 하락했다면서 "수익성이 나지 않는 성장주는 지난해 미 증시 랠리의 주인공이었으나, 이제는 한물갔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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