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의 양대 소매업체인 월마트(NYS:WMT)와 타깃(NYS:TGT)의 실적 명암이 엇갈린 것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 고소득자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마켓워치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타깃은 실적 발표에서 3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50%나 줄었다고 발표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4분기 동일 점포 매출은 한 자릿수대 비율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이는 호실적을 낸 월마트와는 판이한 분위기다. 월마트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3분기에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을 발표하고, 연간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두 회사의 극명하게 다른 실적 시나리오는 판매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월마트는 전통적으로 낮은 제품 가격과 소비재 판매 비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나 경기 둔화가 고객의 예산에 영향을 미칠 때 월마트는 오히려 혜택을 받곤 했다.

반면 타깃은 의류와 가정용품 등의 판매에 주력을 두고 있다. 고소득층 주머니 사정과의 연관성이 월마트보다 크다.

결국 타깃의 실적 부진은 고소득층의 경제적 타격과 맥락을 같이 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마켓워치는 "두 회사의 고객 소비 패턴을 보면 부유한 미국인들은 빅 테크와 금융계 등 화이트칼라 직종의 대규모 감원 여파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저소득층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이 보유한 주식으로도 타격을 입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기술 업계에서는 1천 회 이상의 해고가 발생했다. 일자리 감소는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에 미치는 타격이 인플레이션보다 훨씬 더 크다.

인플레이션도 고소득층의 지갑을 닫게 했다. 배런스는 타깃의 실망스러운 실적은 미국 고소득층도 인플레이션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는 것을 부분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물론 인플레이션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그룹은 급여의 총 규모 자체가 작은 저소득층 근로자다. 그러나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후퇴해 간다면 임금 상승과 노동 시장의 강세에 따른 혜택을 불균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PGM 글로벌 전략가들은 이날 노트에서 "미국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일자리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주식을 많이 보유한 투자자들 역시 주가 하락으로 이익이 빨리 잠식되면서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는 부자의 불경기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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