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1월 소매판매도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예상을 웃돈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한 박자 늦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인 통화정책 행보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강화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4.11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3.030엔보다 1.080엔(0.81%)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6898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7370달러보다 0.00472달러(0.44%)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3.36엔을 기록, 전장 142.84엔보다 0.52엔(0.36%)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219보다 0.59% 상승한 103.833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달러 인덱스가 한때 103.981을 기록하는 등 6주 만에 최고치를 보이며 달러화 강세를 반영했다. 미국의 소비도 크게 증가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고용이 강한 모습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도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가계의 구매력이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1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3.0% 늘어난 6천97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9% 증가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1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6.4% 증가했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미국인들의 구매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해온 지표 중 하나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1월 직불카드와 신용카드 고객의 가구당 결제액은 전년대비 5.1% 증가했다. 전달에는 2.2% 증가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전날 발표된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보다 6.4% 올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6.2% 상승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전월치인 6.5% 상승보다는 0.1%포인트 낮았다. 1월 근원 CPI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올라 시장의 예상치인 5.5% 상승을 상회했다.

연준 관계자의 매파적인 발언도 속사포처럼 이어졌다.

연준 내 서열 3위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전날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려면 몇 년이 걸릴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는 "우리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모두가 원하는 것보다 더 느리게 내려올 수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25bp씩 인상해 5%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화 가치는 추가로 하락했다. 일본은행(BOJ)이 당분간은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변경하지 않을 것으로 확실시 되면서다. 차기 총재 후보로 낙점된 우에다 가즈오도 상당기간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시장 예상보다 둔화됐다. 영국의 지난 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10.1%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6%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는 전년 동월 및 전월 대비 각각 10.3% 상승, 0.3% 하락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8% 올라 시장 예상치인 6.2% 상승을 밑돌았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로는 0.9%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전월 대비 0.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8% 하락한 1.20334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한때 1.07달러 수준을 회복했지만 곧 1.06달러 수준으로 미끄러지는 등 달러화에 대해 약세폭을 확대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유로존의 산업생산은 지난해 12월 예상보다 큰 폭 감소했다. 유럽연합(EU) 통계국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1.1% 감소했다. 이는 직전월 상향 수정된 수정치인 1.4%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한 것이다. 12월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6% 감소보다 감소폭이 컸다.

냇웨스트 마켓의 전략가인 존 브릭스는 "고용보고서가 연준이 추가적인 조치를 단행할 수도 있다고 시사한 뒤 시장은 최근 추세에 경도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달러화를 끌어 올리고 위험 균형을 추가 금리 인상 쪽으로 치우치게 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보뱅크의 전략가인 제인 폴리는 "CPI 지표는 물론 연준 관계자의 발언에 대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은 이제 1~2주 전에도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연방기금 금리의 정점을 점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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