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단위로 장기성과보수 분할 지급
50%·25%·25% 순…올해는 50%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등기임원 보수 한도를 작년 대비 70억 원 상향 조정한다.

이재용 회장이 미등기임원으로 남기로 하는 등 올해 이사회엔 별다른 변동사항이 없을 예정이다. 구성과 규모가 작년과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은 물론, 멤버도 그대로다.

그런데도 보수 총액 상한선을 높이기로 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는 다음 달 15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는 주주총회에 올해 등기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480억 원으로 설정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최고 한도액이 작년(410억 원)보다 70억 원 많다.

통상 기업들은 이사회 멤버의 숫자가 늘어나거나 처우 규정 변경 등으로 보수 총액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을 때 한도를 높이곤 한다.

물론 한도를 꽉 채워 지급하는 기업은 드물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여유 있게 설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자의 경우 이사회에 특별한 변동사항이 생기는 건 아니다.

일단 구성이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 등 '11인 체제'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멤버도 그대로다.

재계에서 이사회 합류를 점쳤던 이재용 회장은 올해도 미등기임원으로 남기로 했다. 아직 사법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해당 주총에는 다음 달 임기 만료되는 한종희 부회장 연임안도 올라온다. 조직 내 역할 등을 고려할 때 무리 없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한 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진은 잔여 임기가 넉넉하다.

그런데도 보수 한도를 높이는 건 '때'가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임원 보수체계 중에는 '장기성과보수' 항목이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당수익률, 세전이익률 등을 평가해 최근 3년 평균 연봉을 기초로 산정한다.

이사 보수 한도를 '일반'과 '장기성과'로 나눠 설정할 정도로 전체 보수 내 비중이 상당한 편이다.

삼성전자는 이 장기성과보수를 '3년 단위'로 계산해 분할 지급한다. 예컨대 2020~2022년 성과에 대해 책정한 인센티브를 2023~2025년 3년 동안 50%, 25%, 25%씩 나눠 지급하는 식이다. 올해는 50%를 주는 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에 따라 장기성과보수 한도는 3년 주기로 크게 달라진다. 자연히 총액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보수 한도는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크지 않다.

10여 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1년과 2014년, 2017년, 2020년의 장기성과보수 한도는 이후 2년보다 2~3배가량 높게 설정됐다. 2020년을 제외하곤 함께 묶인 3개년 중 실지급액도 가장 많았다.

올해의 경우도 일반보수 한도는 330억 원으로 작년과 동일하다. 장기성과보수 한도 증가분(70억 원)만큼 전체 보수 상한선이 높아진 셈이다.

삼성전자의 장기성과보수 제도가 현재 모습을 갖춘 건 2011년이다. 이전까진 '3년마다 일시불' 방식이었으나 이때를 기점으로 '3년에 걸친 분할 지급'으로 바뀌었다.

한때 임원 보상의 일환으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방식도 활용했으나 형평성 문제 등이 불거져 폐지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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