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통상 시중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의 수익성은 좋아진다. 대출과 투자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과 자금 조달에 지불하는 비용 사이의 스프레드(차이)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상 예외는 있으며 SVB 파이낸셜 그룹(NAS:SIVB) 경우도 여기에 속한다고 마켓워치가 9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산타클라라 실리콘밸리은행의 지주회사인 SVB파이낸셜그룹은 지난 8일 보유한 210억달러 규모의 증권을 매각해 18억달러(한화 약 2조4천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자산은 2천210억달러에 달한다.

은행은 "단기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해 이익을 얻고자 자산 민감도를 늘리고 부분적으로 펀딩 비용을 확정하고 순이자이익(NII)과 순이자마진(NIM)을 더 잘 보호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포지션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은 증권 매각 손실 때문에 증자를 통해 22억5천만달러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것으로 보이면서 이날 회사의 주가는 최대 62% 폭락했다.

SVB 우려가 은행 업계 전반으로 번지면서 KBW 나스닥 은행 지수는 8% 하락했다.

SVB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2% 더 떨어졌다. 파운더스펀드가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라고 기업에 조언한 바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SVB가 증권 매각과 증자 등의 극단적 조처를 하기 전 NIM의 움직임을 보면 해당 은행이 금리 상승과 벤처캐피털 업계의 대출 증가세 둔화가 겹친 상황에서 상황이 좋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NIM은 대출과 투자를 통한 평균 수익률과 예금과 차입에 들어가는 평균 비용의 스프레드다. 은행의 경우 NIM은 작년 4분기에 2.0%를 나타냈다. 작년 3분기의 2.28%에서 급격하게 낮아진 것이다. 1년 전인 2021년 4분기에는 1.91%였고, 2022년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2.13%, 2.24%로 회복 추세를 나타냈다.

마켓워치는 다른 은행 역시 SVB와 마찬가지로 NIM이 축소됐거나 소폭 증가하는 것에 그쳤는지 살폈다. 자산규모 100억달러 은행을 대상으로 했으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와 같은 투자은행은 제외했다.

108개 은행을 살폈으나 56개 은행의 NIM 자료만 확인이 가능해 대신 총이자 수입에서 총이자 비용을 뺀 값인 순이자이익(NII)을 평균 총자산으로 나눈 값을 산출했다.

108개 은행 가운데 102개 은행의 마진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SVB의 경우 이 비율이 작년 4분기에 1.83%로 1년 전의 1.83%보다 0.10%P 높아졌다. 1년 사이 마진이 아예 줄어들거나 가장 적게 증가한 은행으로 SVB보다 상황이 나쁜 곳은 모두 10곳이었다.

마진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커스터머스 뱅코프(NYS:CUBI) 펜실베이니아 소재 은행이다. 1년 사이 마진이 1.42%P나 감소했다. 해당 은행 주가는 이날 8.93% 떨어졌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 샌프란시스코(NYS:FRC)는 0.22%P 줄었고, 나머지 은행은 감소폭이 0.2%P 미만이거나 소폭 증가했다. 주가는 18.99%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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