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태영건설 채권단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워크아웃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태영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 방안 마련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PF 정리 방안을 제출하는 기한은 지난 11일 한 차례 연장됐지만, 복잡한 이해관계로 아직 교착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26일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태영건설 채권단은 지난 23일 태영건설에 4천억원 규모의 단기 대출 제공을 골자로 한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번에 가결된 4천억원의 신규 자금 지원의 대출 주체는 산은이며, 연리는 4.6%에 만기는 오는 5월 30일까지다.

태영건설이 하도급 업체 결제 대금 등 운영에 쓰일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것과 유사하다.

다만 워크아웃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태영건설의 PF 사업장 정리는 지지부진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59곳의 PF 사업장 중 18곳의 브릿지론 사업장은 경·공매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분양 시장의 현황 등 부동산 경기를 고려할 때 사업성이 없다는 계산이 나온 곳들이다. 브릿지론 사업장 가운데 대체 시공사 선정 등으로 사업을 이어갈 곳들도 있다. 김포 걸포4지구 도시개발사업과 오산 세교 공동주택 개발사업 등 미착공 사업장은 시공사 교체에 나섰다.

PF 업계 관계자는 "사업성이 없다고 보는 곳의 대주는 경·공매로 땅을 팔아 자금을 회수하려 할 것이다"며 "사업성이 있다고 보는 곳 중 미착공 사업장은 태영 대신 다른 건설사를 구하려 할 것이다. 분양을 생각하면 헤드라인 리스크가 커진 태영건설에 굳이 시공을 맡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 경·공매에 나서기로 한 사업장도 상황은 쉽지 않다. 선순위 채권자와 중후순위 채권자의 입장이 엇갈리는 등 사업장마다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한다.

본PF 단계의 사업장도 마찬가지다. 마곡 CP4 사업장은 추가 자금 3천700억원에 대한 금리 수준을 두고 차주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당초 9.5%의 금리를 제시한 대주단이 1%P를 내린 8.5%를 제시하면서 한발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마저도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이날까지 PF 사업장 59곳이 정리 방안을 KDB산업은행에 제출해야 하는 만큼 각 대주단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계획을 제출하라니 내지만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 경·공매나 시공사 교체, 사업 진행 등 모든 선택지가 확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래 워크아웃 과정에서 겪는 가장 큰 진통이 이 단계이다. 4월까지 모든 실사를 끝내고 정리 방안이 확정되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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