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드 2년 내 최저점 도달키도, A급만 여력
발행 비수기, 강세 둔화 불가피 전망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연초 효과에 힘입어 공사채와 여전채(여신전문금융회사채), 회사채 등 크레디트물 전반의 가산금리(스프레드) 축소가 가파르다. 지난해 11월부터 훈풍이 이어지면서 한때 연초 효과 둔화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으나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서 추가 강세를 지속한 결과다.

이에 대부분의 크레디트물이 국고채와의 간극을 2022년 초 수준까지 좁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드러났던 여전채까지도 스프레드를 2년 내 최저치까지 축소하면서 점차 금리 측면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A급 이하 회사채는 여전히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 격차가 비교적 벌어져 있다는 점에서 홀로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스프레드 축소, 한계점 도달…여전채 시장도 썰렁

6일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일 3년물 기준 'AAA' 공사채와 국고채 간 스프레드는 26.9bp 수준이었다. 해당 지표는 지난달 21일 24.7bp까지 격차를 좁힌 후 소폭 벌어졌다.

'AAA' 공사채-국고채 스프레드가 24bp대까지 좁혀진 건 지난 2022년 1월 18일(24.2bp) 이후 처음이다. 사실상 2년 내 최저치를 경신한 셈이다.

회사채와 여전채 등 이외 크레디트물 분위기도 비슷했다.

전일 3년물 'AAA' 회사채와 국고채 격차는 42.7b로, 이 역시 2022년 초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해 연저점(43.8bp)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연초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발행과 유통시장 전반에서 크레디트물 매수에 힘이 실린 여파다. 특히 회사채는 발행시장에서 민평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낮은 금리를 형성하면서 스프레드 축소 속도를 높였다.

온기는 여전채 시장으로도 번졌다. 부동산 PF 리스크 등으로 한때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기도 했으나 연초 효과 속에서 가파르게 스프레드를 좁혔다. 이에 2년물 기준 'AA+' 카드채와 'AA-' 기타금융채 모두 동일 만기 국고채와의 격차를 2022년 초 수준까지 좁혔다.

크레디트물 스프레드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 (화면번호 5000)

 


최근 'AAA' 공사채를 시작으로 우량 크레디트물의 스프레드 축소에 제동이 걸리고 있지만 여전채는 여전히 민평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되고 있다.

전일 삼성카드(AA+)는 3년물과 3.5년물을 모두 동일 만기 민평 대비 5bp씩 낮은 금리로 찍었다.

다만 여전채 역시 스프레드 부담에서 비껴가지 못하고 있다. 점차 언더 발행 대신 민평 수준(Par)에서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또한 스프레드가 2년 중 최저점을 찍으면서 시장 분위기가 녹록지만은 않다"며 "지난주까지 발행시장에서 언더로 투자자를 모집하다 전일부턴 파(par)로 바뀐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 부담이 드러나곤 있지만 수급 여건상 스프레드가 가파르게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3월의 경우 사업보고서 제출 등이 맞물리면서 여전채 또한 발행이 둔화한다. 수요 위축과 동시에 공급량도 줄어드는 터라 당분간은 약보합세 정도를 오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A급 이하 회사채 '스프레드 매력 부각 vs 강세 멈출 것'

A급 이하 회사채는 상대적으로 스프레드 매력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전일 2년물 기준 'A+' 회사채와 국고채 격차는 91.9bp였다. 올해는 물론 지난해 연간 수치와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2022년 초와 같은 강세까진 다다르지 않았다. 2022년 3월 초 해당 지표는 70bp 중후반 수준을 오갔다.

A급 이하 회사채는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A급 이하 회사채의 경우 아직 버퍼가 남아있어 스프레드 축소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그간의 강세를 고려할 때 신용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도 완화된 분위기다. 다만 종목에 따라 차별적인 모습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급 회사채와 동일 등급 여전채 간 간극이 벌어진 상황"이라며 "A급 회사채의 스프레드 축소가 지속되면 A급 여전채 또한 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A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투자 열기는 아직 거세다.

지난 4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두산(BBB)은 2년물과 3년물 스프레드를 모집액 기준 동일 만기 민평 대비 각각 90bp, 120bp 낮은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물론 같은 날 여천NCC(A)가 미매각을 경험하면서 A급 이하 회사채 내에서도 업황과 펀더멘탈에 따른 차별화는 계속되고 있다.

반면 회사채 발행시장이 숨 고르기에 접어든다는 점에서 추가 강세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회사채 역시 3월 사업보고서 제출과 정기 주주총회 등으로 이번 달에는 발행이 주춤해진다.

특히 A급 이하 회사채는 유통물 대비 발행 시장에서의 스프레드 축소 폭이 컸던 만큼 해당 조달이 중단되는 시기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A급 이하 회사채가 이후 몇bp 수준에서 움직일 순 있어도 강세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연초 효과가 일차적으로 마무리되는 국면인 터라 3월 발행시장이 한숨 돌린 이후 방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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