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은행 맨데이트 확보
김기훈 이사 영입 후 존재감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미국계 웰스파고(Wells Fargo & Co.)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달러화 채권 발행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영업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김기훈 소시에테제네랄 이사를 영입하는 등 한국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데 이어 속속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웰스파고, 공모 한국물 첫 주관…은행권 공략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최근 신한은행 달러화 후순위채 발행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사실상 첫 공모 한국물 맨데이트를 받았다. 웰스파고는 BoA메릴린치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HSBC, 소시에테제네랄과 함께 주관 업무를 담당한다.

웰스파고는 그동안 한국물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다.

연합인포맥스 'KP물 주관 종목'(화면번호 4432)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2016년 이래 웰스파고가 주관한 공모 한국물 실적은 2021년 찍은 두 건의 현대캐피탈아메리카 발행물이 전부였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의 경우 미국 법인이 현지 스타일로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한국물보다는 양키본드로 보는 시선도 우세하다. 사실상 온전한 공모 한국물 실적은 전무했던 셈이다.

웰스파고의 성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하나은행이 내달 발행 예정인 달러화 채권에서도 주관사로 선정됐다. 앞서 하나은행은 BNP파리바와 BoA메릴린치, 크레디아그리콜, 스탠다드차타드, MUFG 증권, 웰스파고에 맨데이트를 부여했다.

지난 1월에는 KB국민은행이 찍은 4천만달러 규모의 사모 채권 발행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먼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한국물 시장으로 발을 넓히는 모습이다.


◇인력 영입 후 드라이브…한국 시장 이목 집중

웰스파고는 지난해 하반기 소시에테제네랄의 김기훈 이사를 영입하고 본격적으로 한국물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2013년부터 10여년간 소시에테제네랄에서 한국물 등의 부채자본시장(DCM) 업무를 담당해왔다.

이어 이듬해인 올해 웰스파고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맨데이트를 받으면서 곧바로 주관 업무에 시동을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웰스파고의 경우 이전부터 국내 은행권에 론 등을 제공하면서 활발하게 영업을 해왔던 터라 DCM 비즈니스를 한다고 하면 모른 체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곧바로 성과가 드러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DCM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한국수출입은행 자금시장단에서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개최했던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시아 DCM 시장 내 한국의 비중이 늘어나자 웰스파고 역시 본격적으로 확장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채권시장 성장을 뒷받침했던 중국물이 2022년을 기점으로 위축되자 한국을 향한 글로벌 IB의 주목도가 높아졌다.

실제로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통계(KP)'(화면번호 4270)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물 발행액은 총 619억4천50만달러였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최대치다.

이는 2022년(509억7천620억달러) 대비 21.5% 늘어난 수치다. 최근 아시아 발행물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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