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만기도래·총선 전 조기 집행 '매수 열기'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공사채 시장이 기관들의 거센 투자 열기 속에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발행 시장에서도 잇따라 민평보다 낮은 금리를 형성하면서 거뜬하게 조달을 마치고 있다.

당초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가산금리(스프레드) 축소로 금리 측면의 한계치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국고채와의 격차를 더욱 좁히고 있다.


◇언더 발행 잇따라, 투자 심리 굳건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AAA'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3년물 채권 입찰을 통해 1천100억원어치 발행을 확정했다. 응찰에는 6천5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LH는 견고한 수요에 힘입어 스프레드를 동일 만기 'AAA' 특수채 민평 대비 6bp 낮은 수준으로 결정했다.

전일 공사채 입찰에서도 언더 발행이 이어졌다. 'AAA' 한국자산관리공사와 한국도로공사 모두 민평보다 낮은 금리를 보였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3년물 1천700억원을 민평 대비 4bp 낮게 찍었다. 한국도로공사 5년물 1천300억원은 민평보다 1bp 낮은 수준이었다.

같은 날 입찰에 나선 'AA+' 충북개발공사는 강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충북개발공사는 2년물에 2천억원의 수요를 확인하면서 동일 만기 민평보다 10bp 낮은 금리로 발행을 확정했다. 조달 규모는 300억원이다. 금리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가 더욱 거셌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에는 'AAA' 한국주택금융공사가 1.5년물 채권 모집으로 1천300억원 발행을 마치기도 했다. 발행 금리는 3.57%로, 기준금리와의 차이를 더욱 좁혔다. 같은 날 입찰에 나선 'AAA' 부산항만공사 역시 3년물과 5년물을 모두 민평보다 낮은 금리로 찍었다.

기관들의 공사채 매수 열기가 이어지면서 조달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0일 국고채 만기를 맞으면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데다 연기금과 은행, 자산운용사 등의 매수에도 속도가 붙은 여파다. 기관들의 경우 내달 총선 이후 생길지 모를 불확실성을 피해 선제 투자에 나서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고채 만기도래로 자금 여력이 커진 데다 내달 총선이라는 정치적 이벤트에 따른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해 조기 집행에 나서는 투자 수요가 늘었다"며 "이에 공사채 시장 강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공사채 스프레드 추가 축소…한계는 어디

이어지는 강세 속에서 주춤했던 공사채 스프레드는 국고채와의 격차를 더욱 좁혔다.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일 3년물 기준 'AAA' 공사채-국고채 금리차는 23.2bp 수준이었다. 지난 2년 내 최저치다.

해당 지표는 지난달 21일 24.7bp까지 축소됐으나 이후 반등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공사채 강세 분위기 속에서 스프레드 폭을 더욱 낮춰 저점을 추가로 끌어내렸다.



당초 공사채 스프레드가 임계치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 약세 전환되는 듯한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으나 풍부한 유동성이 이어지면서 반전을 드러냈다.

간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비둘기파적(도비쉬)으로 해석되고 있어 스프레드 향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연준은 기준금리 동결과 더불어 연내 3회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이에 크레디트 스프레드 축소 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 등이 나온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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