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2017년 부채자본시장(DCM) 외화표시채권(KP물) 주관 부문에서 발행 총액 기준으로 1위 자리를 차지한 곳은 씨티였다.

지난 2016년 HSBC에 밀려 2위에 머물렀던 씨티는 지난해에 공격적으로 주관 업무를 추진한 끝에 유일하게 발행 총액이 30억달러를 넘어서며 2위인 HSBC와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연합인포맥스가 2일 발표한 '2017년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의 KP물 주관순위(화면번호 4431번)에 따르면 씨티는 지난해 36억8천450만달러(약 3조9천368억원)의 발행 주관액과 11.07%의 시장점유율로 KP물 발행시장의 최강자로 올라섰다.

씨티는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린 36개 주관사 중 유일하게 발행 총액이 30억달러를 넘었으며 시장 점유율도 10%를 상회했다. 공사·공단, 은행, 회사, 기타금융 등 전 부문에서 고르게 2등을 차지하며 '약점'이 없는 전력을 보여줬다.

2위부터 6위까지는 각각 20억달러 이상을 주관하며 선전했다.

2016년 종합 1위였던 HSBC는 발행 주관액이 30억달러에 살짝 못 미치며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1분기에는 전년도의 기세를 이어가며 14.81%의 시장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지만 2분기에 4위, 3분기에는 단 네 건으로 12위까지 추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에 시장에서는 HSBC가 급격히 추락한 배경에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전년보다 발행 주관액이 9억달러 가까이 늘어나며 처음으로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SC는 2016년 발행 주관액이 14억달러로 9위에 그쳤지만 2017년엔 22억7천400만달러로 급증했다.

지난해 중반기에 발행기관들이 대만 포모사본드를 대거 찍어내면서 대만시장을 꽉 잡고 있던 SC가 톡톡히 재미를 본 게 컸다. SC는 2분기에 단 두 건으로 5억달러를 주관했으며 3분기에는 여섯 건으로 8억5천380만달러를 주관해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7위부터 12위까지는 발행 주관액이 10억달러 대를 형성했다. UBS는 작년 3분기에 주관 총액 1위를 기록하며 반짝 힘을 냈지만, 지난해 전체적으로는 8위에 머물렀다.

13위 ANZ부터는 발행 주관액이 6억달러 선으로 크게 낮아지며 상위 주관사들과 다시 한 번 격차를 보였다.

우리나라 금융기관 중 가장 순위가 높은 곳은 17위의 산업은행(KDB)으로 발행 주관액이 5억9천990만달러였다. 2016년에는 10억7천900만달러로 우리나라 기관 중 유일하게 10억달러를 넘겼지만 지난해 주관액은 전년보다 4억달러나 줄었다.

산은을 제외하면 신한금융투자(20위), 미래에셋대우(25위), 삼성증권(29위), KB국민은행(31위), 우리은행(34위) 순으로 우리나라 기관의 주관순위가 정해졌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발행 주관액은 1억달러도 되지 않았다. 신한은행이 주관한 채권은 모두 우리나라 기업의 회사채였으며 전부 사모로 진행됐다.

지난해 발행된 KP물 총액은 332억8천50만달러로 전년 총액 300억3천800만달러보다 32억4천250만달러 늘었다. 거래 건수도 247건으로 전년의 208건보다 39건 늘었다.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성사된 거래를 토대로 진행됐으며 국내 기관의 해외 자회사가 주관한 거래는 제외됐다. 또 공모와 사모 모두 포함됐고, 거래 규모에 하한선을 두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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