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은 청년노동자의 자본 대체 탄력성이 중장년층보다 크다고 밝혔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청년노동자가 자본에 더 쉽게 대체된다는 의미다.

이서현 한은 거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7일 '기술진보와 청년고용(BOK경제연구)' 보고서에서 "기술변화는 장기적으로 청년고용의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십여 년간 청년실업률이 전체 실업률보다 더 크게 상승했다. 청년실업률은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15세에서 29세 청년실업률은 2007년 7.2%에서 올해 2분기에는 10.1%까지 상승했다. 전체 실업률은 같은 기간 동안 3.4%에서 4.1% 증가했다.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 향후 인적 자본형성에 큰 제약 요인이 된다. 한국 경제에 심각한 경제적 비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청년층 노동자가 30~64세인 중장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과 보완적인 관계인지, 대체관계인지에 주목했다. 만약 대체관계라면, 기술변화는 청년층 노동수요를 자본으로 대체할 수 있어서다.

보고서는 2000년부터 2014년까지 통계청 광업제조업 조사와 고용형태별 근로시간 조사의 연도별 자료를 사용하여 분석했다.

분석 결과, 청년층과 중장년층 모두 기술이 발전하면 고용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과의 대체 탄력성이 1보다 크기 때문이다.

청년노동자의 자본 대체 탄력성은 1.77로 중장년층 1.54보다 큰 것으로 추정됐다. 기술 발전으로 청년노동자가 자본에 더욱 쉽게 대체되는 셈이다.

남성노동자로 분석대상을 제한했을 때,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자본 대체탄력성 차이는 더 크게 나타났다. 통계적 유의성도 컸다.

노동자의 교육수준과도 상관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졸 이상과 대졸 미만으로 구분해도 기술변화는 청년층 고용에 더 큰 영향을 줬다.

직종을 전문직, 중간직, 서비스직으로 나눠서 분석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기업 규모를 300인 이상인 대기업과 그 미만인 중소기업으로 나눴을 때, 대기업은 자본 대체탄력성의 세대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반면 중소기업은 청년층이 중장년층보다 탄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기술진보는 이미 경험이 축적된 중장년층 고용에 비해 새롭게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층 고용에 더 큰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자본과 경험의 상호보완성 때문이며, 중소기업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청년고용정책은 4차 산업혁명 등 기술 발전으로 인한 노동수요의 구조적 변화를 고려해서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새로운 기술·지식 등을 청년층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전문 직업교육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syj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