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2Q 순익 9천억 무난…성적표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시중은행의 상반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리딩뱅크 타이틀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두 회사의 2분기 순이익이 9천억원대로 비슷하게 예상되는 가운데, 신한금융과 KB금융은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조용병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경영성적표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신한은 공격적인 대출 영업으로 외형을 키웠고 KB는 순이자마진(NIM)관리에 집중하는 보수적인 영업을 선보여 누가 리딩뱅크가 되느냐에 따라 다른 시중은행의 영업행태에도 변화가 예상됐다.

1일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해 2분기 지배주주 기준 당기순이익은 9천323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9천318억원으로, 사실상 두 회사의 실적 전망치는 거의 차이가 없다.

금융시장의 컨센서스가 다소 보수적으로 집계됐음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두 곳 모두 9천억원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은행권 상반기 실적발표는 이달 18일 예정된 KB금융을 시작으로 진행된다. 신한금융은 25일이다. 우리금융(22일)과 하나금융(26일)을 거쳐 내달 초순까지 지방 금융지주들이 예정됐다.

이번 실적발표는 CEO 임기와 맞물려 양사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연이은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며 확장적으로 그룹을 경영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에게는 더욱 그렇다. 허인 국민은행장도 지난달 부행장 주재로 전국 PG(지역본부) 본부장을 이례적으로 소집해 상반기 마무리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3분기 KB금융에 리딩금융 타이틀을 내줬지만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이를 탈환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신한금융을 크게 앞질렀던 KB금융은 올해 상반기가 왕좌를 탈환할 기회다. 신한금융은 아직 자회사로 편입된 오렌지라이프 염가매수 차익을 반영하지 않았다.

시장은 일단 한진중공업 충당금 환입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발생하는 KB금융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까지 1천억원가량의 익스포저 대부분을 충당금으로 적립한 국민은행은 2분기 중 600억원가량을 환입할 예정이다.

원화 대출 증가율을 1%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다른 은행보다 몸집 불리기에 다소 소극적이었지만, 순이자마진(NIM) 관리에 집중한 점이 실적 개선을 거들 것으로 분석됐다. 각종 수수료 수익 역시 신한금융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우세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1월부터 은행과 카드 모두 공격적인 대출 영업에 나서며 이자 이익을 늘렸다. 다만 대출 총량이 증가한 탓에 KB금융보다 NIM 관리가 쉽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신한은행에서 서울시금고 협력사업비로 700억원 넘는 지출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 충당금 환입은 150억원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컨센서스와 달리 2분기 실적은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소폭 앞지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2분기 실적을 반영한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 추정치는 신한금융이 1조8천480억원, KB금융이 1조7천994억원으로 양 사의 차이는 500억원이 채 안 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조9천150억원을 기록한 KB금융이 신한금융(1조7천956억원)을 1천194억원이나 앞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판관비 등 고전적으로 KB금융에 불리했던 요인 이외에 충당금 등 컨센서스에 반영하는 데 시차가 있는 일회성 요인을 따져보면 2분기만큼은 KB금융이 유리하다"며 "막판 회계상 비용처리까지 감안하면 상반기 양사의 차이가 적게는 100억원, 많게는 300억원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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